[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을 필두로 주식시장이 최근 가파른 하락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장 채권시장이 일촉즉발의 붕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금리와 반대인) 채권 가격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개입으로 가까스로 채권 매도세를 수습하고는 있지만 영국 채권시장발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채권 붕괴 ‘초읽기’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보다 더 심각한 추락을 겪은 곳이 바로 채권시장이라면서, 붕괴가 임박했다는 입장이다.
미 증시 매체 베어트랩스 리포트의 래리 맥도날드는 현재 전 세계 부채 규모가 지난 2018년보다 50조달러 정도 더 많은 수준이라면서, 채권시장에 더 큰 혼란이 예상되며 이 부분이 다시 증시를 짓누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도날드는 자사가 23개국 내 기관 투자자 6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붕괴가 시작됐다”는 컨센서스가 이미 형성됐다면서, 이들은 연준이 조만간 정책 스탠스를 변경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영국 채권시장이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로 촉발된 연기금의 마진콜 위기를 구하고자 영란은행(BOE)이 10일(현지시각) 10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매입과 임시 유동성 공급, 담보확장조치 등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물가지수연동국채 50억파운드 추가 매입 등 이틀 연속 개입에 나섰지만 불안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 금요일 4.389% 수준이었던 영국 국채(길트채) 30년물 수익률은 한 때 4.848%까지 치솟았고 BOE의 두 번째 개입 발표가 나온 뒤 4.79%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BOE의 채권 매입 만료일인 10월 14일 전까지 새로운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시장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 역시 영국발 불안 여파로 10년물 금리가 장중 지난달 28일 이후로는 처음으로 4%를 돌파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아직 영국 국채 손실에 관한 수치를 제대로 마주하기 전이라면서, 영국 국채 가격 손실은 은행 및 금융 기관들에 상당한 손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후 파이낸스 역시 영국을 필두로 글로벌 채권 시장에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버금가는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연준이 결국은 24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채 시장 지원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어트랩스 리포트의 맥도날드는 과거 대비 현재의 금리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란 것도 문제이며, 증시 밸류에이션도 마찬가지로 2000년 버블붕괴 당시나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그리 낮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100bp(1bp=0.01%p) 더 올리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현 수준으로 지속한다면 시장은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오는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75bp 올리고 12월에도 최소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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