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 2명
#미 연준 금리 인상폭·환율 주요 고려 대상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채권 시장 전문가들 상당수는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이 2명이나 등장하는 등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최종 금리 수준은 3.5~3.75%로 내다봤다.
1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11월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과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은은 한은 금통위는 전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 이후 두번째 빅스텝이자,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반면, 주상영,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빅스텝 결정의 주된 배경으로 환율을 지목한 것이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본 시장 기대에 대해 대부분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11월 폭은 금통위원들 간에도 이견이 많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FOMC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내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결정해 나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11월 추가 빅스텝 인상 여부에 대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 환율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사상 처음으로 연속 빅스텝을 단행하게 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0.5%포인트 인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전제조건들이 11월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추가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은이 다시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11월 미 연준이 FOMC에서 빅스텝 수준으로 금리인상 폭이 줄어들고, 원달러 환율의 빠른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두 명 나왔지만 인상 속도 조절이 아닌 11월 FOMC 전까지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관망 성격이 강한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 억제가 최우선이라는 의견 아래 강려간 인상 기조를 유지해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의 변화를 이유로 금리 인상 폭을 다시 0.5%포인트로 재개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미 연준 행보, 환율 등이 매우 중요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환율이 통화당국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금통위에서도 ‘빅스텝’ 인상이 이뤄질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만큼 추가 빅스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 이긴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가 이미 3.0%이고, 다수의 위원들이 3.5% 수준의 최종 금리를 예상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 횟수나 기간 측면 모두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마무리 국면”이라며 “추가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빅스텝 보다는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해 3.5%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지만, 아직 미지수”라며 “미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강화해 11월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외환시장이 9월처럼 크게 불안정하게 될 경우 추가 빅스텝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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