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 한미 금리차 0.25%포인트로 좁혀져
#추가 빅스텝 해도 한미 금리차 연말 1.0%p
#미 긴축 가속화시 한미 금리차 최대 1.5%p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0.75%포인트까지 확대됐던 한·미 금리가 다시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전날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연 3.0%)와 미국(연 3.0~3.25%)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종전 0.75%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축소됐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가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겠다”며 “오늘과 같은 큰 폭의 금리인상이 또 가능하다”고 말했다.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발언이다.
미 연준은 같은 날 공개한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또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 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이 점도표 수준인 올해 4.5%만큼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남은 두 차례 회의 중 한 차례는 적어도 0.75%포인트 올리고, 한 차례는 0.5%포인트 올리는 등 1.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이 다음달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 차례 더 빅스텝을 단행해 연말 최종 금리가 3.5%가 되더라도 미국과의 금리차가 1.0%포인트 벌어진다.
반면, 다음달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과거 최대 역전폭(1.5%포인트) 수준과 비슷하다. 현재로선 가능성은 낮지만 미 연준이 남은 회의 모두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연말 금리가 4.75%가 되면 한미 금리 격차는 최대 1.5%포인트까지도 벌어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이 ‘앞으로도 오늘같은 큰 폭의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11월 회의에 ‘베이비 스텝’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고, 0.5%포인트 인상 보다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콜금리 목표제를 시작한 1999년 5월 이후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때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9월, 2018년 3월~2020년 2월 등 3차례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최대 역전폭은 1.5%포인트 였다.
미 연준이 정책 금리를 인상한 기간 중 외국인 투자자금은 108~312억 달러 순유입됐으며,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중에도 169~403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 기간을 살펴봐도 한-미간 정책 금리차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은은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우리나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역전폭이 커질 경우에는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자본유출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너무 크게 금리차가 벌어졌을 경우에 외화 유출이 커질 수 있다”며 “환율이 절하되면서 마진콜 등이 외화 유동성을 압박할 수도 있고 국내 금융 시장으로 전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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