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물가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정점에 달했다는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나서면서 143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분 현재 전 거래일(1431.3원) 보다 0.4원 오른 1431.7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0.2원 오른 1431.1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큰 움직임 없이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간 밤 발표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했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미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전월대비 0.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각각 8.1%, 0.3%)를 소폭 상회한 수준이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 전월보다 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물가가 6.6%를 기록한 것은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소비자물가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근원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자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이 나왔다.
달러화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물가지표에도 불구하고 정점 기대감, 파운드화 반등,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하락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77% 하락한 112.357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당 엔화 가치는 일부 개입 추정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달러당 147.28엔에 마감했다. 엔화가 장 마감 기준으로 147엔을 돌파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큰 폭 하락했던 뉴욕 증시가 미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정점 기대감에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는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00포인트 이상 급락한 뒤 장중 반등에 성공하면서 827.87포인트(2.83%) 오른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2.88포인트(2.60%) 오른 3669.91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32.05포인트(2.23%) 오른 1만649.15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020년 11월 9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다우지수가 같은 거래일 기준 최소 800포인트 상승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뉴욕증시 변동폭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근원물가가 40년만에 최대폭 상승했다는 소식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장중 4.063%까지 오르는 등 4%를 재돌파 했다. 이후 물가 정점 기대감에 상승폭 일부를 반납, 전장대비 1.16% 오른 3.950%에 거래를 마쳤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3.91% 오른 4.465%에 거래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물가지표 서프라이즈 이후 주식시장에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위험선호 회복을 주도해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도 순매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위험통화인 원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약보합 출발한 후 증시 외국인 순매수와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상쇄되면서 1420원 후반 중심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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