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PI 등 고려, 연준 당분간 물가 잡기 중심 통화정책 펼칠 듯”
“통화스와프, 심리적 안정에는 도움…상시스와프국도 환율 절하”
“우크라 전쟁 상당 기간 진행 전제해야”…中 역할 강조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미국 강달러 기조의 단기간 내 수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세계 경제에 주는 파급 효과와 미국 경제에 대한 역파급이 향후 고민 지점이 되리라고 봤다.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mzero@newsis.com 2022.10.15. *재판매 및 DB 금지 |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의 강달러 기조에 타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최근 지적과 관련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인플레이션과 자국 상황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연준, 미국 중심 정책 펼칠 수 밖에 없어
최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고려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당분간 물가 잡기 중심의 통화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국이 아무리 글로벌 리더지만, 자국의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도록 요구할 수 없다”라고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이 이번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계기로 자국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지속 인상 필요성 및 조급한 경로 변경이 가져올 비용 등에 관해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미국 측은 자국 통화 정책이 미칠 여파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한다.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과거의 경험이나 달러가 차지하는 위치 등을 볼 때 해외에 미칠 여파와 그로 인한 역파급을 (미국에서도) 고려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라고 했다.
# 한은, 기계적으로 미국 금리 따라가지 않는다
최근의 금리 급등 및 한국과 미국 간 이자율 격차 간 연관성을 두고는 “이자율 격차가 환율의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기계적으로 미국의 금리를 따라가지 않으며, 물가 영향력과 금융 안정성을 보고 금리를 결정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자율 격차가 생기면 환율이 반드시 절하된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이자율 격차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도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은 (이자율이) 전 세계가 같은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조심할 뿐,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 통화스와프 만병통치약 아니다
국내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통화스와프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상시스와프를 가진 다른 나라도 (환율이) 다 절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물론 환율은 안정적으로 확 떨어지지만, 수개월이 지나면 다시 트렌드를 따라 절하된다”라며 “스와프가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세계경제전망을 두고는 이번 IMF·WB 연차총회에서 논의된 바를 토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 많은 문제의 실마리를 풀고 (경제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 러시아 전쟁 끝나야 실마리 풀려
특히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이 에너지와 식량 안보 위기인 만큼,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 글로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는 게 이 총재 설명이다.
이 총재는 다만 “안타깝게도 당장 눈앞의 솔루션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런 면에서 정책을 하는 입장에서 전쟁이 상당 기간 갈 수도 있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 전 진행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대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과 대화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뿐”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고조하는 미·중 간 긴장이 세계 경제에 큰 도전이라고도 설명했다.
# 지역적, 산업적 다변화 필요
아울러 미·중 긴장 및 중국의 경쟁국화를 고려, 우리 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그는 “중국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되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국 산업이) 반도체와 자동차에 너무 의존한다”라며 “지역적 다변화와 산업적 다변화가 지금 전 세계에 일어나는 리스크 요인을 볼 때 굉장히 중요하다”라고도 말했다.
# 포워드 가이던스 논란… “천천히 가야겠다 생각한다”
그는 지난 7월 0.25%p 조건부 금리 인상 폭 제시 이후 벌어진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 논란에 관해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시장의 반응이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금통위원들의 생각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향후 잠재적 충격에 대비하고 시장에 사전 조정 기회를 주자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포기한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제가 바란 스피드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관해서는 “전보다 경착륙 가능성이 커진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경기가) 얼마나 나빠질지에 관한 의견에는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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