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10원 넘게 뛰면서 지난달 28일 기록한 연고점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8분 현재 전 거래일(1428.5원) 보다 10.4원 오른 1438.9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2.4원 오른 1440.9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441.4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28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442.2원) 재돌파를 시도중이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8.2%로 시장 전망치(8.1%)를 웃돌았음에도 저가매수, 정점 기대감에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 속 미 국채금리 급등과 파운드화·엔화 약세에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85% 상승한 113.202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14일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5.1%로 전월(4.7%)보다 크게 높아졌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2.7%에서 2.9%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11월, 12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12월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99.4%, 66.7%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각각 81.1%, 23.4% 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11,12월 모두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5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연말 금리도 상단 기준 4.75%가 된다.
미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0%를 기록하며 예상치(0.2%)를 하회했고, 자동차 및 가스를 제외한 소매판매 수치는 전월비 0.3% 기록해 예상치(0.4%)를 하회했다. 10월 소비심리지수는 시장 전망치(58.8)을 상회한 59.8을 나타냈으나 기대지수는 56.5로 전월대비 둔화했다.
엔화는 148엔을 넘어서며 150엔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지금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며 “물가 목표의 안정적 실현을 위해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8.74엔에 마감했다. 장중 148.88엔까지 올라가면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148엔을 넘어섰다.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내린 2만9634.83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6.84포인트(2.37%) 밀린 3583.0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7.76포인트(3.08%) 떨어진 1만321.39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속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전장 대비 1.85% 오른 4.023%로 마감해 4%를 돌파했다. 장 중 4%를 돌파했다가 다시 낮아진 적은 있지만 마감 기준으로도 4%를 넘은 건 2008년 10월 14일(4.081%)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0.68% 오른 4.495%에 거래됐다. 2년물 금리도 4.5%에 육박한 수준까지 뛰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반등에 달러화와 미 국채금리가 재차 급등하면서 11, 12월 연속적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입되며 달러가 반등했다”며 “이로 인해 위험선호 통화인 원화의 약세폭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