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동녘 기자] 디지털자산 업계에 ‘자산실사’ 바람이 불고 있다. 업비트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업계 최초 디지털자산 실사 보고서를 공개한 후, 헤이비트와 샌드뱅크가 잇달아 실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업체 자체적인 자산실사와 공개로, 업계 성숙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3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집합투자기구의 경우 자산실사를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2019년 7월경 발생한 라임사태 이후 ‘실제 운용사에 자금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감시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셀시우스 사태’가 발생되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6월 셀시우스가 고객 예치 디지털자산을 출금 정지하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디지털 자산 업계에서도 ‘전통 자산 시장과 같은 감시 기능이 작동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생겨났다.
현재 디지털자산 거래소, CeFi 등 다양한 업체가 디지털자산을 운용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감시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업체가 운용, 수탁하는 디지털자산이 적지 않지만, 거래소를 비롯한 디지털자산 업체에서 자산 실사를 필수로 해야 하는 법령은 없다. 결국, 업계에서 나서 ‘셀프 공시’를 하지 않는 이상 고객은 본인의 돈이 실제로 업체에 있는지 모른 채 ‘깜깜이 투자’를 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고객 소통을 위해 ‘셀프 공시’를 진행한 디지털자산 관련 회사는 업비트, 헤이비트와 샌드뱅크 등이 있다.
업계 최초로 ‘셀프 자산실사’를 시도한 것은 업비트이다. 2020년 1월 업비트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디지털자산 및 예금에 대한 자산실사 결과를 공지했고, 현재까지 분기별로 추가 자산실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뒤이어 자산실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디지털자산운용 서비스인 ‘헤이비트’다. 헤이비트는 ‘22년 상반기 디지털자산 실사 보고서를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을 통해 공개한 이후, 분기별로 자산 실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17일 발표한 헤이비트 자산실사 결과보고서는 헤이비트가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는 예치 서비스 뿐만 아니라 9월 신규 출시 디파이 서비스에 대해서도 감사를 받았다.
디지털자산 관리 및 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샌드뱅크’ 또한 ‘22년 3분기 가상자산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샌드뱅크 보유 5종 디지털자산에 대해 감사를 받았으며, 전체 고객 예치 수량을 초과 보유한 것이 확인됐다.
세 회사는 자산실사 보고서에서 공통으로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통해 “고객 예치 수량을 초과한 디지털자산을 각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으며, 이는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출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헤이비트 담당자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고객 신뢰는 헤이비트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치”라며 “고객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자산실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리인 채민성 변호사는 “이미 디지털 자산의 재산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라며 “CeFi, 거래소 등 디지털자산 업체들이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므로, 아직 법제화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라 하더라도 스스로 정보공개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디지털 자산은 변동성이 높아서 고객 보호 차원에서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업계가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고 디지털자산 실사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전문 기자가 요약 정리한 핫뉴스, 블록미디어 카카오 뷰(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