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따른 고강도 긴축, 유럽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다시 1430원대로 올라섰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6분 현재 전 거래일(1426.2원) 보다 7.5원 오른 1433.7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9.2원 급등한 1435.4원에 출발했다.
간 밤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부진 속에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인덱스가 다시 113선으로 오르는 등 안전선호 심리가 커졌다. 19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75% 상승한 112.832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엔화는 달러당 149.82엔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달러당 149.91까지 올라가며 150엔 목전까지 치솟았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23위안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영국과 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1%, 9.9%로 예상을 웃돌자 높은 인플레 속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약세를 보였다. 또 최근 영국 금융시장 패닉으로 인해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사임하고, 리즈 트러스 총리 사임 압력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정치불안이 더해지면서 약세 폭을 확대했다.
시장은 간 밤 발표된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 안정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기준금리가 4.5%이나 4.75%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3.25%로, 앞으로 최소 1.25%포인트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불러드 총재도 “연준의 목표는 기준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가져가는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영원히 올린다는 뜻은 아니다”고 전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같은날 온라인 행사에서 “근원물가가 불안정할 경우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수 있다”며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물가가 안정되면 내년 중 언젠가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5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도 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12월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94.5%, 74.7%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각각 84.5%, 32.5% 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11,12월 모두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5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또 연말 금리도 상단 기준 4.75%가 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월보다 8.1% 줄어든 144만건을 기록했다. 8월 13.7% 증가한 것에서 급격히 감소세를 보이는 등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99.99포인트(0.33%) 떨어진 3만423.8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82포인트(0.67%) 내린 3695.16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91.89포인트(0.85%) 하락한 1만680.51로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43% 급등한 4.144%로 마감했다. 2008년 6월 23일(4.166%) 이후 14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3.03% 뛴 4.564%에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에서 최종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강달러 베팅이 유입되고 있다”며 “유럽발 정치적, 경제적 우려로 인해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1430원 구간에서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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