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 차환실패 사례 증가
나이스신평 “다음달까지 물량 집중, 위험 가중”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에 따른 증권가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연말까지 도래하는 만기 규모가 34조원에 달하며 차환발행 실패시 신용보강했던 증권사들이 끌어안아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PF-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의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증권사들은 부동산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나 ABSTB을 발행해 신용 보강을 하고 이에 대한 이자 수익을 받아왔다. 이를 위해 발행된 것이 PF-ABCP, PF-ABSTB로 분류된다.
PF유동화증권은 통상 단기로 차환을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낮추고 조금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또 장기물 대비 단기물의 금리가 낮다는 점도 증권사에게 부담이 적다는 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설도 고조되고 있다. PF유동화증권이 팔리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직접 매입을 하는 방식으로 약정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단기 PF 유동화증권은 약 6조2000억원 차환발행 돼야 한다. 또 매입보장약정 유형을 합할 경우, 약 6조7000억원의 단기 유동화증권이 10월 월말까지 차환발행 돼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부담이 더 가중화 된다는 점이다. 11월에만 약 10조7000억원의 PF 유동화증권이 차환발행 될 예정이다. 만약 차환발행이 중단될 경우, 건설사와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또 차환발행 실패로 증권사들이 떠안을 경우, 이에 따른 자금경색도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이같은 위험사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3~6개월 단위 PF-ABCP가 14일, 7일짜리 단기물로 재발행되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3~6개월물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또 지난 12일 만기된 ‘천안 북부 BIT 산업단지 개발 사업 ABSTB’의 경우, 투자자를 찾지 못해 재발행에 실패했고 교보증권이 전액 매입했다.
홍성기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아직까지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차환발행 물량이 어렵게 소화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시기가 더 길어진다면 차환발행의 중단에 의한 건설사,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 10월, 11월 차환발행 물량이 집중되어 있으며, 현재 차환발행 되고 있는 PF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1개월 내외로 단축되고 있는 현상은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유동화시장에 유례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현 상황이 해소될 수 있도록 모든 참여자들의 지혜가 모아져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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