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재돌파 했다가 장 마감 전 상승폭 일부를 반납하며 1440원 턱 밑에서 마감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3.3원) 보다 6.5원 오른 1439.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0.9원 내린 1432.4원에 출발했다. 오후 들어 1441.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28일 기록한 연고점(1442.2원)을 위협했다.
전날 하락 마감했던 달러화는 장중 다시 강세로 돌아서며 113선으로 올라섰다. 미 동부시간 오전 3시 5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1% 상승한 113.11선에서 거래중이다.
엔화는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150엔을 붕괴한 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50.43엔까지 치솟았다. 엔화는 20일 1990년 8월 14일(150.4엔) 이후 3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50엔을 넘어선 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이 긴급 채권 매입 착수에 나섰지만 강달러가 이어지며 원화 약세로 작용했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도 한때 달러당 7.2476위안까지 올라가며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그만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파운드화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임 소식에 상승했다. 감세안 추진으로 영국 금융시장에 혼란을 몰고 온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보수당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 내 사퇴여론이 커지자 45일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로 등극했다.
간 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4%를 크게 넘을 수 있다”며 “필요시 추가 인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발언했다.
시장은 미국의 고강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 정책금리가 5%에 달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연준은 11월,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두 차례 모두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12월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97.5%, 77.0%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각각 97.3%, 61.6% 였던 것과 비교해 높아진 수준이다. 11,12월 모두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5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된다. 또 연말 금리도 상단 기준 4.75%가 된다. 내년 1분기 금리가 5%를 돌파할 것으로 본 전망도 88.2%로 일주일 전(72.6%) 보다 높아졌다.
간 밤 발표된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20일(현지시간) 지난주(10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2000건 줄어든 21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주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23만 건) 보다 낮은 수치다. 이미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 수는 2만1000명 늘어난 139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탰다.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90.22포인트(0.30%) 떨어진 3만333.5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38포인트(0.80%) 내린 3665.78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65.66포인트(0.61%) 하락한 1만614.84로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19% 급등한 4.233%로 마감했다. 2008년 6월 16일(4.279%) 이후 14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0.99% 뛴 4.612%에 거래를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하락 출발 후 위험선호 둔화,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강달러를 소화하며 1440원 턱 밑에서 마감했다”며 “연준의 강경한 정책 정상화 의지가 뉴욕장에서 국채금리와 달러화 동반 상승, 주가 하락 패턴을 고착화하고 있어 원화 약세 재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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