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 수입 1.9% 늘고, 수출 5.5% 줄어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 340억불 육박
에너지 수입 증가…반도체 하락세 지속
정부, 경기 둔화 요인으로 수출 부진 꼽아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 부진과 대(對) 중국 수출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환율과 에너지 대란으로 수입은 늘면서 이번 달에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속에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도 340억 달러에 육박했다. 수출 감소세 등 무역 부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24억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로 전년 동기(13일) 보다 0.5일 많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은 2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지면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한다.
같은 기간 수입은 373억5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수입 증가세는 2020년 11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무역수지는 49억5400만 달러 적자로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적자세가 7개월 연속 이어질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도 338억4300만 달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는 물론,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출고일자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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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2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5%(19억 달러)가 감소했다. 수입은 374억 달러로 1.9%(6억8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이달 49억5400만 달러, 연간 338억4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무역수지 적자 개선의 여지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수출 증가세가 꺾인 상황에서 수입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대란으로 3대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석유생산국 그룹 OPEC+의 감산 결정과 겨울철 에너지 수요 증가로 에너지 수입액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반면,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2.8%나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유력하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언제 반등이 가능할지도 가늠하기 힘들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16.5% 줄고, 수입은 10.9% 늘면서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11억55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다 지난달 반짝 흑자를 기록했을 뿐이다.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적자 기조에 있어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도 힘든 분위기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도 좀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분위기가 더 이상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도 않는다.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졌지만 과거만큼 수출 증가 효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한국의 수출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중간재 수입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수출제품 가격 하락 등 환율 변동에 의한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고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 351조원 규모의 무역금융 지원으로 기업 수출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물류·인증 지원을 위한 예비비 120억원을 신속 집행하기로 했다. 국무총리 주재 무역투자전략회의를 통해 수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지만 실제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수출 회복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부진을 경기 둔화 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출고일자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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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19. dahora83@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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