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문제·부동산 버블 붕괴 등 잠재된 시그널 터져나와”
#”코로나19 이전 상황 돌아가기 힘들어…불안정 상황 지속될 것”
#”취약 계층 붕괴 막기 위해 기준 금리 인상 점진적 시행해야”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향후 2~3년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침체될 것이다.”
한국 경제에 퍼펙트스톰(총체적 복합위기) 조짐이 보인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8일 “최근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출이 둔화되고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가계 부채 문제와 부동산 버블 붕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잠재됐던 시그널들이 터져 나오는 것이 위기 신호”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향후 2~3년간 세계 경제가 극심하게 침체될 것이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경제연구원(IGE)에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 교수와 웨비나를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굉장히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미국 등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2~3년간 극심하게 침체할 것이며 지금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이미 진입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 역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코로나 이후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가운데, 코로나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한국경제가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사실상 들어섰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팀장은 “그동안 위기 때마다 수출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위기 상황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 일본 등 경쟁국 통화의 동반 약세 등으로 수출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4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외환 보유액을 늘리는 등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본이 엔저 정책 노선을 걷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수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과감하게 원화 가치를 꺾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수입·수출량이 많은 국내 경제 특성상 우리나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을 급속도로 높이자니 외환보유고 감소 등으로 인해 자본 유출이 상당하고 환율을 내리자니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이라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 석학들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위기가 올 것이기 때문에 환율을 높였을 때 통상적으로 1년 뒤 효과가 나타나거나 위기가 보인다”며 “국내 가계 부채 금리가 8~9%까지 가면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 수출 확대 등으로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한 후에 통화 정책까지 진행되면 경제의 충격파를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팀장도 강도 높은 기준 금리 인상 대신 점진적 인상을 통해 취약 계층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팀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으나, 그로 인해 기업·가계 등 민간 부문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적자가구나 한계기업 등의 증가로 인한 취약계층의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 이윤 및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민간의 소득수준을 높여 부채 상환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헸다.
주력 산업 수출 부진이 가속화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타격이 큰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고유가,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철강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석유화학·항공 등 외화 부채가 많은 업종의 수익성, 건전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주력 업종의 위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수출 금융 및 물류 지원, 원자재 확보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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