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다시 ‘패리티’ 깨져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유럽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올라섰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17.0원) 보다 4.5원 오른 1421.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6.0원 오른 1423.0원에 개장했다. 1410원대로 내려선지 하루 만에 다시 142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장 시작 후 142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원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 약세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미 국채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하루만에 다시 110선으로 반등했다. 2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8% 상승한 110.433에 거래를 마쳤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26분 현재 소폭 상승한 110.65선에서 거래중이다.
시장은 간밤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등에 주목했다.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2.6%로 집계돼 3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2.3%)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지만 시장은 GDP 디플레이터에 더 주목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4.1% 오르는 데 그쳐 전망치(5.3%)를 크게 하회하는 등 물가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간 밤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으나 ECB 위원 3명이 0.5%포인트 인상 소수 의견을 내면서 시장 기대에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ECB가 12월에는 금리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좁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CB 결정 이후 최종금리 전망이 2.5% 수준으로 큰 폭 하락 조정되자 유로화가 유로당 0.9970 달러로 하락하는 등 ‘1달러=1유로’인 ‘패리티’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전날 패리티를 회복한지 하루만에 다시 붕괴된 것이다.
전날 7.1위안선으로 내려섰던 중국 위안화도 다시 반등하면서 7.251위안에 마감하는 등 약세 전환했다.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4.17포인트(0.61%) 오른 3만2033.2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30포인트(0.61%) 하락한 3807.3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78.32포인트(1.63%) 떨어진 1만792.68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 하락한 3.927% 로 마감했다. 지난 13일(3.95%) 이후 12거래일 만에 4%대 아래로 내려선 것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3.08% 급락한 4.282%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 금리가 4.2%대로 내린 것은 지난 12일(4.295%)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유럽의 긴축적 통화정책 유효기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인식과 실적 부진 속 위험회피 심리에 1420원을 복귀했다”며 “유로화 강세 베팅 근거가 따뜻한 겨울과 미국대비 긴축적 환경 조성 이었는데 전날 온건했던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반영해 유로화가 하락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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