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여전히 갈 길 남아”…기준금리 5%대 도달하나
WSJ “속도보다 얼마나 오를지 중요하단 메시지 던져”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오는 12월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도 최종 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경제 연착륙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외신은 연준이 “천천히 더 오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결국 인상 속도보다 금리를 얼마나 올릴 지가 중요하며, 최종 금리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1~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금리 인상을 늦출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은 이날 예상대로 또다시 금리를 0.75%포인트 올렸으나, 시장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면서 좌절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곧 낮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출 때까지 계속 싸울 의지를 강조하면서다.
그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며 “지난 회의 후 데이터는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FOMC 결과에 따른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는 4.6%로, 내년도 기준금리가 이를 넘어 5%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연준이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금리를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결국 얼마나 금리를 올릴 지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던졌다고 진단했다.
WSJ는 “파월 의장이 시장에 한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결국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보다 얼마나 높아지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금리 인상을 늦추는 시점에 대한 문제가 금리를 얼마나 높게 올릴지, 얼마나 오래 높게 유지할지에 대한 문제보다 “매우 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더 천천히, 더 오래”라고 파월 의장의 발언을 요약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정치권에서도 파월 의장에 압박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준이 보다 점진적으로 움직이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수 있단 점에서 파월 의장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연착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길이) 좁아졌는가. 그렇다”, “여전히 가능한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충분히 긴축하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물가 통제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크와스카는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지난 몇달 동안의 데이터들도 금리가 더 올라야 할 필요성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간 8%, 임금인상률은 5%를 넘고 있으며 실업률은 반세기 최저치인 3.5% 수준을 나타내며 고용 시장도 강세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이날 속도 조절 여지를 열어뒀다. 상황에 따라선 12월 FOMC에서 빅스텝인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가 말하는 것은 위험 관리상 이유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12월 0.5%포인트 인상의 문이 열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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