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기대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도절 기대감 등에 원·달러 환율이 8원 가량 하락 출발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19.2원) 보다 8.8원 내린 1410.4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8.2원 내린 1411.0원에 개장했다. 장중 1410.2원까지 내려가면서 1400원대 하향 이탈을 시도중이다. 환율은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41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연준 피봇(입장선회) 기대감과 위안화 강세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110선으로 내려섰다. 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8% 하락한 110.77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12선에서 큰 폭 하락한 것이다.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엇갈린 해석 속에 시장은 미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1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해 시장 전망치(20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뜻으로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반면 10월 실업률은 3.7%를 기록해 전월(3.5%) 대비 상승했고 시장 전망치(3.6%) 보다도 높았다. 이와 관련 시장은 미 노동시장이 서서히 냉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노동시장이 냉각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절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현재 금리가 제한적인 영역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올리느냐, 또는 속도의 문제에서 ‘얼마나 높이’, ‘어느 정도가 충분히 제한적인가’로 초점을 옮길 때라고 본다”며 금리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1.5%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38.5%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11월 FOMC 전인 일주일 전 48.2%, 43.4%로 비슷했으나 실업률 발표 이후 ‘빅스텝’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될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또 이번주 미 중간선거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위안화 환율이 전장(7.3301위안) 보다 낮아진 7.245 위안에 마감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겨울철 코로나 확산을 경계하고 있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401.97포인트(1.26%) 오른 3만2403.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0.66포인트(1.36%) 상승한 3770.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31포인트(1.28%) 오른 1만475.25에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33% 상승한 4.163%로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26% 하락한 4.658%에 거래를 마쳤다. 고용시장 호조로 장중 한 때 4.883%까지 급등하며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중국발 리스크 온 종료, 위안화 블록 통화 약세, 결제수요 유입에 하락 출발 후 강보합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말간 중국 봉쇄 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하면서 위안화 블록 통화가 급등하고 달러가 급락했지만,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완화를 부인하고 있어 개장 이후 낙폭을 빠르게 축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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