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4년마다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가 미국 시간으로 화요일(8일) 치러진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중간선거로도 일컬어지는 이번 선거에 미국 암호화폐 업계는 사상 최대 규모인 7300만 달러(한화 1022억 상당)을 후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기도 한 중간선거는 미국의 미래 정치 상황과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간선거는 인플레이션, 낙태, 환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규제 등 민주당과 공화당의 시각이 180도 다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 암호화폐 업계, 7300만 달러 후원… FTX, 미국 기업중 세 번째로 많이 냈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 후원금을 크게 늘렸다. 우호적인 의원이 당선될 경우 규제 보호 입법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후원금을 추적하는 연구 기관인 오픈시크릿(OpenSecrets)에 따르면, 암호화폐 회사와 직원들은 2022년 중간선거에 방위 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후원금를 합친 것 보다 많은 73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연간 후원금 13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사진)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암호화폐 기업들은 정치 후원금으로 1500만 달러를 지출했으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몇 배나 많은 지출을 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지난 8년간의 후원금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 중 FTX US는 금융업계 거물 조지 소로스(1억 2942만 달러)와 화물업체 유라인(Uline. 8005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후원금을 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FTX US는 민주당과 공화당에 각각 4498만 4218달러와 2025만 2950달러 등 총 7009만 달러의 후원금을 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중간 선거는 암호화폐 산업에겐 분명 한 판의 도박”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업계의 정치적 지출을 빠르게 증가시켰고 의원을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기 위한 비정상적인 공격적 전략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 정책 이사인 허마인 옹(Hermine Wong)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간 선거는 암호화폐 업계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며, 우리는 이번에 승리한 의원들이 궁극적으로 암호화폐 부문을 관리할 법안의 기초를 책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역사상 가장 비싼 중간 선거”
암호화폐 업계의 사상 유례없는 후원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선거전은 민주, 공화 양당 간의 후원금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집계하더라도 올해 연방선거 지출은 9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18년의 7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중간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에는 소로스가 가장 많은 1억 29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소로스 외에도 링크드인 공동 설립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미국 헤지펀드 패럴론(Farallon) 설립자 톰 스타이어(Tom Steyer) 등이 민주당에 거액을 투척했다.
공화당 측에는 대형 화물회사인 유라인이 8000만 달러를 기부해 공화당 최대 기부자로 기록됐다. 이 밖에 나이키(NIKE) CEO 필 나이트(Phil Knight),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 블랙스톤(Blackstone Group) CEO 스티븐 슈워츠만(Stephen Schwarzman)도 공화당에 거액을 기부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유권자 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50%와 48%의 지지율로 팽팽했다.
NBC 방송이 지난 3~5일 등록 유권자 7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48%, 공화당이라는 답변은 47%로 역시 오차범위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