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침체된 주식시장 활성화 위해 반드시 필요
野, 법인세·종부세 인하와 함께 부자감세 정책 지적
개미들 혼란만…고액투자자 이탈로 증시 하락 우려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주식·편드·채권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는 주식 시장 침체에 2년간 유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거대야당이 ‘부자감세’라며 제동을 걸어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8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금투세 도입여부를 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을 비롯한 금융상품 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12월 여야 합의로 관련법이 통과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급변한 금융 시장 변화에 정부는 지난 7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도입 시기를 2년 늦춘 2025년으로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주식양도세 폐지를 비롯해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내용의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의 통과 여부는 다음달 국정감사 이후 11월 조세 소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금투세 유예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광효 기재부 예산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금투세 유예와 관련해 “당초 금투세를 도입하려던 2020년과 지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주식시장이 30% 이상 폭락한 상황에서 시장 회복이 더욱 지연되고,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 실장은 대만의 선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만은 지난 1988년 주식 양도차익 과세 도입을 발표한 직후 한 달 동안 주가가 30% 넘게 추락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시행 1년 만에 과세를 철회한 바 있다.
출고일자 2022.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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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07. bjko@newsis.com |
개미들 제반 주식 투자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보완한 후 시행해야 한다. 내년에 시행하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유예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제가 불안하고 주가 쪽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어 최소환 유예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투세 도입을 늦추려면 국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169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당초 계획대로 즉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역시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긴 법인세나 종합부동산세 인하와 마찬가지로 부자들만을 위한 세금 감면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금융투자 회사들은 법인세만 낼 뿐 금투세는 해당이 없고, (금투세 과세는) 고액 자산가만 대상”이라며 “고액 자산가 역시 시장 침체로 매매 차익 실현이 어렵다면 납부할 세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시장 침체 우려되면 증권거래세를 원래 당초 0.15% 인하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5000만원 초과 수익을 낸 투자자는 전체 주식투자자의 0.9%에 불과하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을 구현할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금투세 유예가 고액 투자자에 대한 감세안이라며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조세저항을 줄이는 차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고 민주당 입장에 힘을 실었다.
당장 내년 1월 시행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비롯한 시장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금투세 시행 관련해 지난달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유예해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주 만에 5만명이 동의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정식 회부됐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금투세를 도입하게 되면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고액투자자들의 이탈로 증시가 하락해 결국 소액 투자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고일자 2022.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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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장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1.07.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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