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하는 등 한달 반 만에 1380원대로 내려섰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1.2원) 보다 16.3원 급락한 1384.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7.2원 내린 1394.0원에 개장했다. 지난 4일 종가에서 불과 2거래일 만에 34.3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환율이 1380원대에 마감한 것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인 9월 20일(1389.5원)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환율은 7일에도 18.0원 급락 마감하는 등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중국의 봉쇄조치 완화 기대감에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달러 강세가 조정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66% 하락한 110.043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화는 1달러=1유로인 ‘패리티'(등가) 수준을 회복했고 엔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오는 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 나고 있다.
인플레 고공행진 역풍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공화당은 재정지출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는 재정지출 감소로 인한 물가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에 달러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정점 부근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언급하면서 연준 피봇(정책 선회) 기대를 높이면서 약달러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에 나설 가능성을 비슷하게 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49.6%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50.4%로 내다보고 있다. 하루 전에만 해도 빅스텝 가능성을 61.5%,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38.5%로 내다 봤었다.
투자자들은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년동기 대비 CPI 상승률 전망치는 7.9%로 집계됐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23.78 포인트(1.31%) 상승한 3만2827.00으로 폐장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6.25 포인트(0.96%) 뛰어 오른 3806.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89.27 포인트(0.85%) 상승한 1만564.52로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48% 상승한 4.224%로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18% 상승한 4.734%에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위험선호 유입 속에 1380원대로 내려섰다”며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가능성에 추가적 자금 지급이 어려워질 것이란 기대에 금리 상승 부담을 완화시키며 달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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