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평소 “JP 모건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 대공황 당시 미국 금융시장과 경제를 살린 대표적인 은행가 ‘존 피어몽 모건’을 롤 모델로 삼은 것.
SBF는 지난 봄 테라-루나 사태가 발발하자, 실제로 JP 모건처럼 행동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블록파이, 보이저 디지털, 셀시우스 등에 돈을 대주거나, 인수 제안을 냈다.
SBF는 로빈후드에도 투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까지 감안한 행보였다. FTX 제국은 CME 그룹이나 골드만삭스 그룹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SBF의 자산은 최고 260억 달러까지 올라갔었다. 미국 민주당에 정치 자금을 수 백만 달러 기부하기도 했다.
그랬던 SBF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경쟁자인 바이낸스 CEO 창펑자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SBF의 자산 156억 달러는 이제 창펑자오의 결정에 달려 있다.
SBF를 믿고 지난 1월 FTX에 4억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 등도 충격에 빠졌다. 당시 FTX의 기업 가치는 320억 달러에 달했다.
SBF는 FTX의 지분 53%를 가지고 있다. 이번 사태 직전까지 62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다. SBF는 알라메다 지분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치는 74억 달러로 추산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 직후 SBF의 핵심 자산인 FTX와 알라메다를 단 돈 1달러로 평가했다. SBF의 재산은 156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94% 급감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인덱스 사상 하루 최대 낙폭이다.
알라메다는 제인 스트리트의 트래이더였던 SBF와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개리 왕이 만든 암호화폐 투자회사다. 알라메다는 막대한 수익을 자랑하는 회사였다. 2021년에만 10억 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FTX와 알라메다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 연결 고리 중 하나는 바로 FTT 코인이다. FTT는 FTX의 자체 거래소 코인이다.
지난 2일 코인베이스는 알라메다가 보유한 자산 중 상당 부분이 FTT라고 보도했다. 담보로 잡은 FTT만 21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보도 이후 바이낸스의 창펑자오가 FTT 매각을 공식화했다. 창펑자오의 재산은 164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 1월 기준 창펑자오의 재산은 최고 970억 달러였다.
창펑자오가 SBF를 돕기로 결정했지만, SBF 제국을 분해해서 필요한 것만 가져갈 것인지, 딜 자체를 없던 일로 할 것인지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 폐허를 정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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