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FTX의 뱅크런 사태에 대해 테더(Tether)의 최고 기술 책임자(CT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9일 트위터를 통해 “테더는 FTX나 알라메다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계 블록체인 개인미디어 우블록체인이 댓글을 통해 “써클과 테더는 FTX나 알라메다와의 재정 관계를 더 많이 공개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위험 여부를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써클에서 FTX로 많은 자산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고, 알라메다가 테더 USDT의 2위 발행자라는 보도 역시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아르도이노는 다시 “알라메다는 과거 많은 양의 USDT를 발행하고 상환했지만 신용 노출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으며, 테더는 시장 수요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상환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아르도이노의 발언 가운데 ‘알라메다가 USDT를 발행하고 상환했지만 신용 노출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라는 부분이 즉시 논란이 됐다.
테더는 알라메다의 요구로 대량의 USDT를 발행했지만 정확히 얼마를 발행했는지 밝히지 않았고 얼마의 USDT가 상환되지 않은 것인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1시간 반 뒤 아르도이노는 “알라메다는 USDt를 미국 달러로 샀다. 노출이 없다. 레버리지도 없다. 그냥 단순한 거래로 간단하다”라는 트윗을 다시 올렸다.
그러자 논란이 더 커졌다. 3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가진 벤 맥킨지(@ben_mckenzie)는 “진짜? 달러 현금으로 367억 USDt를 샀다고? 거래 내역을 보여줄 수 있냐?”며 우리 돈 49조 4500억원에 달하는 USDT를 전액 달러로 구매했다는 걸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3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더티버블미디어(@MikeBurgersburg) 역시 댓글을 통해 “파올로, 당신을 믿고 싶지만 알라메다는 300억 달러가 넘는 테더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노출이 전혀 없다고 믿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 프로토스 “알라메다, USDT 발행량 3분의 1 차지”
지난 2021년 8월 12일 해외매체 프로토스(Protos)는 “대부분의 USDT, 알라메다와 컴벌랜드(Cumberland) 단 두 회사가 발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었다.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한 당시 보도의 핵심은 “수 년에 걸쳐 발행된 전체 USDT의 3분의 2 이상이 알라메다와 컴버랜드 글로벌 등 두 회사로 갔다”는 것이다. 당시 홍콩에 본사를 뒀던 테더는 스테이블 코인 USDT 수 십 억 달러를 발행했다.
당시 보도를 보면 “FTX의 관계사 알라메다는 샘 뱅크먼-프리드가 설립한 회사로 전체 USDT 발행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나와 있다. (아래 사진)
아르도이노의 해명처럼 알라메다가 요구해 발행한 USDT 전부를 달러로 결제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무려 50조 원에 가까운 USDT를 알라메다가 전액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만약 프로토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암호화폐 세계 전체에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USDT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따라서 테더는 알라메다와 FTX로부터 회수 불가능한 USDT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능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시카고에 기반을 전문 트레이딩 업체 DRW가 소유한 컴벌랜드는 유동성 공급업체로 알려져 있는데 자사 명의로 알라메다 보다 좀 더 많은 USDT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토스는 “테더는 USDT를 많은 기업과 개인에게 직접 판매했지만, 아무도 알라메다와 컴벌랜드가 요구한 수치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 “알라메다는 테더의 두번째 기여자”
프로토스는 알라메다가 테더의 성장에 ‘두번째 기여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테더 USDT의 이면에는 알라메다가 있다”고 당시 저격했다.
프로토스는 알라메다를 ‘다단계 암호화폐 및 핀테크 투자 회사’라고 칭하고 샘 뱅크먼-프리드와의 관계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2017년 설립됐고 특히 뱅킹 문제를 피하기 위해 ‘리서치(Research)’라는 이름을 채택했으며 이는 SBF도 작년 초 인정한 바 있다.
포로토스는 “알라메다 리서치가 FTX의 초창기에 테더로부터 직접 구매한 USDT의 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고 “테터의 발행량도 2018년 SBF가 FTX를 설립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알라메다는 USDT를 FTX를 포함해 여러 관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사용했다. 알라메다는 암호화폐 영역에서 벤처 캐피털의 역할을 해왔다.
중요한 것은 발행된 USDT의 상환에 있다. 2021년 8월 당시 USDT는 600억 달러 넘게 시장에 유통되고 있었다. 당시에도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테더가 고객들이 환매 요청을 할 경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달러를 현금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프로토스는 “컴벌랜드와 알라메다가 테더가 판매한 USDT와 비교해 미미한 금액만 상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테더는 역사적으로 발행량 보다 많은 상환을 요구 받은 적이 없고, 발행량이 상환액의 20:1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FTX의 뱅크런 사태가 암호화폐 업계의 신뢰를 추락시킨 만큼, USDT 발행사 테더의 보다 명확한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