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경기침체 우려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가 약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30원대로 올라섰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11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5.0원) 보다 6.7원 오른 1331.7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1.0원 급등한 1336.0원에 개장했다. 장중 1336.0원까지 올라 가며 고점을 높였다. 이날 외환시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인해 1시간 늦춰진 10시에 개장했다. 마감 시간은 오후 3시30분으로 변동이 없다.
달러화는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소비 여력 확인에도 장기금리 하락에 약세를 보였다. 16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4% 하락한 106.148에 마감했다. 반면 홍콩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약화되면서 0.77% 오른 달러당 7.1048위안에 마감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미 소비자들의 지출은 늘었다. 간 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1.0%)를 웃돈 것으로 최근 8개월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자동차 및 가스를 제외한 수치도 0.9%로 전월(0.6%)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소매점 판매 추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미 연준의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소비 수요가 견조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10월 미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감소했고, 설비 가동률도 79.9%로 전월(80.1%)대비 하락했다. 생산성은 향후 미 경기 둔화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중단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미국의 최종금리가 4.75%~5.2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연준의 피봇(입장선회) 기대가 일부 약화됐다.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은 16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1년 10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10.1%)과 시장 전망치(10.7%) 보다 높다. 이에 따라 영국 중앙은행(BOE)가 다음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파운드화가 전장대비 0.48% 상승한 1.191 달러로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09포인트(0.12%) 하락한 3만3553.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94포인트(0.83%) 빠진 3958.7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74.75포인트 떨어진 1만1183.66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1% 하락한 3.690%로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48% 상승한 4.365%에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연준 속도조절 기대와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약화되며 1330원대 후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준 위원들이 아직은 금리인상 중단을 논할때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는 등 금리인상 중단 시점에 대한 노이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1300원을 유의미하게 하향돌파 하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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