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면서 속도조절 기대가 약해지며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40원대로 올라섰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1원) 보다 4.7원 오른 1343.8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5.9원 오른 1345.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46.3원까지 올라 가며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는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고용지표 호조로 미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8% 상승한 106.560에 마감했다. 반면 홍콩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 소식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가능성이 낮아지며 0.60% 오른 달러당 7.147위안에 마감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량 해고에도 실업수당을 신청 건수가 줄어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 밤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 6∼1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1000건 감소한 22만2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22만8000건)을 하회한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로 경기 위축 우려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전반적인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미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줬다.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로 불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한 경제 행사에 참석해 “정책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구간에 있지 않다”며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책금리가 5~7%대에 이르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년 미국의 최종금리가 5%대로 본 시장 전망을 2%포인트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미 기준금리가 연 3.75~4.0%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최대 3%포인트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날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이코노믹 서밋에서 “연준의 궁극적인 임무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멈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날에 이어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피벗(정책 선회) 기대가 약화되고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미 주택 착공건수는 시장 전망치(141만건)을 상회한 142만5000건, 허가건수도 시장 전망치(151만6000건)을 상회한 152만6000건을 기록했다.
간 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생활 수준에 큰 타격을 줄 것임을 강조하며 연간 55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긴축 예산 프로그램 개요를 발표했다. 예산 당국이 해당 정책의 절반이 증세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길트채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파운드화는 급락하고 길트금리는 상승했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6.46포인트(0.02%) 하락한 3만3547.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3포인트(0.30%) 내린 3946.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70포인트(0.35%) 하락한 1만1144.96에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15% 상승한 3.769%에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18% 뛴 4.460%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한때 4.481%까지 올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 위안화 약세 등 여파에 1340원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에 이어 제임스 불러드도 최종 금리 전망을 상향하면서 연준 피벗 기대를 일축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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