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20% 월평균 소득 113.1만원…1%↓
#처분가능소득 90.2만원…지출 빼면 34.3만원 적자
#적자가구 비율 57.7% 달해…5분위는 10%뿐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소득은 늘었는데 돈이 모이질 않는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른 탓에 실제로 벌어들인 돈은 줄어든 탓이다.
이러한 고물가 기조는 저소득층에 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도 끊기면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물가 상승분에 비해 벌어들인 돈이 적었다는 뜻이다. 실질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3.1%) 이후 5분기 만이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3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총소득이 감소한 분위는 전체 5분위 가구 가운데 1분위가 유일하다. 소득 증가율은 5분위(3.7%), 4분위(2.8%), 2분위(2.7%), 3분위(2.6%) 순으로 컸다. 대체로 고소득층일수록 돈을 더 잘 벌었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은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다.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90만2000원으로 0.9% 감소했다. 이는 가구의 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소비지출과 저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로 나간 돈을 빼면 34만3000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낸 분위도 1분위뿐이다.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38만5000원, 84만7000원 흑자를 기록했고, 4분위와 5분위의 흑자액은 각각 140만원, 344만9000원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지출은 372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지출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0.3% 증가에 그쳤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적자 가구 비율이 절반을 넘긴 분위도 1분위(57.7%)밖에 없다. 이외에 2분위(25.4%), 3분위(18.5%), 4분위(14.9%), 5분위(10.0%) 순이다.
고물가 영향으로 예년보다 씀씀이가 커진 탓이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24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5.7% 증가했다.
여기에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지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고소득층을 제외한 국민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1분위의 공적이전소득은 47만4000원으로 15.3% 감소했다. 5분위(-26.9%), 4분위(-36.0%), 3분위(-25.1%), 2분위(-26.0%) 등과 비교하면 감소율은 가장 낮지만 총소득 대비 공적이전소득의 구성비가 커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집계한 소득 5분위배율은 5.75배로 1년 전보다 0.41배포인트(p) 상승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5.75배 많다는 뜻으로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 정도가 악화된 것으로 본다.
정부는 이 지표로 소득 분배 개선 여부를 파악하기보다 올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득 5분위배율로 보면 분배 지표가 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명절 효과와 일회성 지원금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며 “소득 5분위배율은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경제 위기가 취약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사회복지 지출도 205조8000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10조9000억원 늘렸다.
또한 ‘김장채소 수급 안정 대책’ 등 기존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시행해 저소득층 가구의 가계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민간을 중심으로 시장소득·분배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주요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고, 범부처 현장 밀착 수출투자지원반도 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올해 3분기 빈곤층의 소득이 줄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분배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득 하위 88%를 대상으로 지급된 국민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1분위(소득 하위 20%) 소득만 감소하면서다.(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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