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통화 긴축 속도 조절↑…원화 환율도 떨어져
#단기자금시장 불안 지속에 추가 빅스텝 부담
#기관들, 기준금리 고점 3.5~3.75% 전망 유지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5%가 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 긴축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어서다. 기준금리 가파른 인상 요인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로 내려오며 한은 부담도 다소 줄었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한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은 유력하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각각 5.7%, 4.3%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아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기준금리 인상 폭이다. 한은은 이달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금융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우세하다.
빅스텝 전망 가능성을 낮게 보는 건 연준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7.7%로 시장 전망치인 7.9%를 밑돌았다. 특히 유가와 곡물가 등 수요 압력에 의한 인플레이션 정도를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3% 오르며 시장 예상치인 6.5%보다 낮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미국 물가를 통해 11월 (금통위) 인상폭은 25bp(1bp=0.01%포인트)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외 불안 요인이 다소 안정되며 연속으로 50bp 인상할 명분은 하락했다”고 예상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전달과 비교해 떨어졌다는 점도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를 높여야 한다. 종가 기준 지난달 1439.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339.1원으로 내려왔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11월 금통위 빅스텝 전제는 높은 원/달러 환율과 연준의 매파적 태도(공격적인 금리 인상)였다”며 “두 가지 여건 모두 금통위 빅스텝 인상 명분을 줄이는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채 등 자금시장 불안이 이어진다는 점도 기준금리 속도 조절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단기자금시장 불안은 강원도발 레고랜드 지급 보증 거부가 도화선이었나 근본적으로는 빠르게 올린 기준금리 인상 부작용이 더 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 유동성 경색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며 “11월 금통위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최종 기준금리는 3.25%로 결정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다수 기관은 한은이 내년 초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기준금리 고점은 3.5~3.75%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했다.
프랑스 최대 은행 그룹인 BNP파리바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정책 금리 전망을 3.75%로 유지한다”며 “내수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국내 금융 안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리스크가 하방으로 약간 기울어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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