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FTX 사태 이후 암호화폐 업계, 투자 업계에서는 ‘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custody)’이 화두로 부상했다.
FTX에 맡긴 코인을 꺼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투자자들 중에는 제네시스 같은 대형 기관들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블록미디어는 ‘암호화폐 커스터디’ 시리즈를 통해 암호화폐 코인 보관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첫 편에서는 해외 사례를, 둘째 편에서는 국내 암호화폐 커스터디 현황을, 마지막으로는 커스터디 산업의 신뢰 문제를 다룬다.
# 해외 사례 : 비트와이즈는 어떻게 FTX 사태를 피했나?
비트와이즈는 2017년에 설립된 암호화폐 전문 투자회사다. ‘비트와이즈10(BITW)’이라는 인덱스 펀드도 운영한다. BITW는 시총 상위 10개 코인에 집중 투자한다. 비트와이즈는 투자한 코인을 어디에 보관할까?
비트와이즈의 CIO 매트 호건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커스터디는 마치 바벨(barbell)을 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 쪽에는 비밀 키를 쥐고, 다른 한 쪽에는 믿을 만한 커스터디 업체와 거래해야 한다는 것.
비트와이즈는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를 피해갔다. FTX와는 아예 거래가 없었고, BITW 펀드에는 테라, 루나, 및 FTT 코인이 들어있지 않았다. 도지코인조차 없다. 시총이 아무리 커도, 의심스러운 코인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커스터디 업체와는 거래하지 않았다.
# 커스터디 업체 자체를 분산
비트와이즈는 펀드 별로 각기 다른 커스터디 회사를 쓴다. 하나의 커스터디 회사가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다른 펀드로 위험이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표 펀드인 BITW의 커스터디는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이다. 코인베이스 자회사다. DCG그룹의 자회사인 그레이스케일도 코인베이스를 커스터디로 쓴다.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펀드는 피델리티에 코인을 맡긴다. 피델리티는 월가에서도 암호화폐에 매우 적극적인 레거시 금융기관 중 하나다. 비트와이즈의 또 다른 펀드는 앵커리지에 보관한다. 앵커리지는 암호화폐 기반 은행 면허를 받은 최초의 기관 중 하나다.
세 개의 커스터디 업체 모두 미국 당국의 규제를 받는 ‘미국 내’의 금융기관이다. 투자 대상인 코인은 탈중앙 기술과 철학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코인을 보관하는 방식은 철저하게 중앙화된 기관에, 정부의 규제를 받는 금융회사에 맡겼다.
호건은 “업력 10년 이상의 대형 커스터디 기관으로서 피델리티처럼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곳에만 커스터디 업무를 맡긴다”고 말했다.
# 미국 은행들, 커스터디 산업에 눈독
미국의 암호화폐 커스터디 산업은 사실상 은행 비즈니스다. BNY멜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시티, BNP파리바, 노던트러스트 등 웬만한 월가 투자은행들이 모두 진출해 있다.(아래 도표 참조)
미국 은행들은 암호화폐를 고객에게 권유하거나, 매매하거나, 투자하는 것은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커스터디는 적극적이다. 커스터디 업무가 기본적으로 신뢰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자산을 믿고 맡길 곳으로 아직도 ‘은행’을 선호하는 것.
커스터디 업무의 핵심은 신뢰다. 코인 보관업은 “신뢰+보관기술+규제준수” 3박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국내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신뢰’를 담당하고, 암호화폐 기술 기업들이 보관 기술을 제공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을 함으로써 규제 준수도 확인 받는다.
다음 편에서는 국내 커스터디 산업 현황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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