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 976억5000만 달러
#달러 예금 848억 달러…75억4000만 달러↑
#원달러 환율 1500원 넘는다 기대감에 보유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거주자 달러 예금이 전월대비 75억 달러 가량 늘었다. 1400원대의 높은 환율이 지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달러를 대량 보유한 수출 기업 등이 달러 매도 시기를 늦춘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976억5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81억5000만 달러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이 가운데 미 달러화 예금은 75억4000만 달러 늘어난 848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업은 75억4000만 달러 늘어난 723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고, 개인은 2억9000만 달러 늘어난 124억9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전체 달러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3%로 1.1%포인트 늘어나면서 2016년 7월(85.5%)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달러 예금이 증가한 것은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업과 개인들이 매도 시기를 늦췄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기업들이 수출입 결제대금을 매도하지 않고 해외직접투자 자금을 예치해 둔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9월에는 환율이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지난달에는 오르락 내리락 하기는 했지만 1420~1430원대를 지속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며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 추가 상승을 기대한 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등 달러를 대량 보유한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바로 환전 하지 않고 결제대금을 예치해 두면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오를 때 수출 기업들은 추가 상승 기대에 결제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래깅’ 경향이 크고, 수입 기업들은 미리 사 놓는 경향이 강하다”며 “지난달 달러 이자율도 한달 새 0.5%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한 달 만 넣어둬도 이자를 3% 넘게 주는 등 달러 예금금리가 크게 오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환율이 일주일 새 100원 가량 하락한 이번달의 경우 달러 예금 감소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달에는 환율이 100원 가량 하락하면서 1330~1340원대로 내려 왔는데, 수출 대금을 받아 놓은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수입을 해야 한다면 환율이 내려도 처분할 요인이 없어 보인다”며 “그 외의 주체들의 경우 환율이 확 내렸으니 손익을 계산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달 달러예금이 늘어날지, 줄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 기준으로 지난달 1426.66원으로 전월(1391.59원) 대비 2.5% 올랐다. 지난달 25일엔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면서 전달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경신한 바 있다.
엔화 예금은 일부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에 따른 담보금 예치와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 등으로 4억300만 달러 늘어난 5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로화 예금은 3000만 달러 줄어든 41억1000만 달러를, 위안화는 3000만 달러 늘어난 1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도 18억 달러로 1억8000만 달러 줄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833억8000만 달러)과 개인예금(142억7000만 달러)이 각각 78억2000만 달러, 3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885억9000만 달러)과 외은지점(90억6000만 달러)이 각각 66억6000만 달러, 14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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