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환율 ‘상고하저’ 흐름 예상
#내년 1분기까지 미 긴축 이어질 듯
#평균 환율 1320~1360원 전망…1280원대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올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내년에는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국책·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320~1360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가 상반기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성장 둔화 등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한미 금리차 축소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上高下低) 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22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연구기관 등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0~1360원선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1188.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말 1424.3원을 기록해 원화 가치가 전년 말 대비 16.5% 절하 됐다. 이번 달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이 100원 넘게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 1340~1350원대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미 연준의 긴축 움직임은 달러 강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CPI) 서프라이즈 이후 연준의 피벗(정책선회) 기대감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내년 초까지 1.0%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내년까지 정책금리를 5.0~5.25%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미 연준의 정책금리는 연 3.75~4.0%다.
산업연구원(KIET)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 속에 평균 132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343.3원으로, 하반기에는 1295.0원으로 1300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있지만 한·미 금리 스프레드(차이) 축소로 하반기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연평균 1319.2원 내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가 내년 4% 정도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KDI는 원화 절하폭만 제시했고, 구체적인 수준은 경제전망에서 적시하지 않았다.
KDI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돼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달러-원 환율의 평균치가 올해 전망치 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은 평균 1233.9원이다. 얀구원은 올해 하반기 평균 1378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1305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도 달러-원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기져 효과로 연평균 환율은 올해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내년 1분기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된 이후 점진적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통화 긴축과 안전자산 선호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내년 달러-원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환율 수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 실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상반기에 추가 금리인상, 하반기에 금리인상 중단과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로 달러화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원화 약세로 작용하겠지만, 내년 유가가 올해에 비해 다소 하향 안정되고 내년 중국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원화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도 대체로 내년 1분기 환율이 고점을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달러-원 환율은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의 고점 도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됐고,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위안화 약세 부담이 약화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내년 1분기를 전후로 미 달러가 완만한 하락 기조를 시현해 내년 1분기 평균 1340원, 2분기 1300원, 3분기 1270원, 4분기 1250원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수지 적자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국내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 부진하고 과거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다면 달러-원 하락 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다음달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후 긴축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미국 외 지역의 금리차와 경기 격차가 축소되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도 점진적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는 연준의 긴축 이슈와 겨울철 에나지 수입에 따른 경상 수급 부진 이슈가 남아있다”며 “연중으로 갈수록 에너지 수입 고점 확인, 미 긴축 경계감 완화 등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며 1분기 평균 1350원, 2분기 1310원, 3분기 1250원, 4분기 1220원으로 연평균 1283원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