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FTX의 붕괴 조짐은 지난 11월 2일 알라메다가 FTX의 거래소 코인인 FTT를 대차대조표 상에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FTT 가격이 폭락했고 FTX 거래소가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9일 뒤인 11일 FTX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챕터 11 파산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첫 붕괴 조짐을 보인지 20일, 파산 신청이 이뤄진지 12일째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그들은 함께 살았고, 함께 일했으며, 함께 수 십억을 잃었다 : 인사이드 SBF의 불운한 FTX 제국”이라는 장문을 기사를 지난 19일 게재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FTX 경영진 10명, 함께 살고 일과 놀이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SBF의 320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제국이 무너지면서 투자자, 암호화폐 관련 종사자,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유망해 보이던 회사가 왜 그렇게 빨리 무너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신 상황을 보면 FTX는 자신의 경쟁자, 나쁜 거래 또는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파산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누적된 혼란 때문에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법원 문서, 대차대조표, 직원과 투자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초기 FTX는 “기업, 고객 자산과 SBF를 제한하기 어려운” 집합체였으며 그게 정확히 누구에게 속했는지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현재 검찰은 FTX의 문제점을 수사하고 있다.
FTX를 돕는 사람들이 연방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BF의 회사에는 회계 기록도 없고 제대로 작동하는 인사 부서도 없었다. 회사 자금이 부동산 매입에 사용됐지만 그 기록도 없다. 심지어 직원 명단도 없으니 고용 계약서도 없다. 파산 문건에 따르면, 한 계열사의 미상환 대출에는 SBF 개인에게 최소 10억 달러, 임원(Nishad)에게 5억 4,300만 달러를 대출해준 것으로 나와 있다.
FTX와 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의 생활도 난잡했다. 바하마에 3000만 달러 짜리 고급 리조트 펜트하우스에서 10명이 함께 살았고 일과 놀이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전직 직원들에 따르면 고위층 사이에 미심쩍은 관계가 있었고 흥분제를 사용하는 일도 흔했다.
30세의 SBF는 6개의 모니터를 바꿔가며 사용했고, 하루에 몇 시간만 자는 등 고강도 업무를 유지했다. 전직 직원에 따르면 그는 알라메다(Alameda) CEO인 캐롤라인 엘리슨(Caroline Ellison. 28)과 종종 낭만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외부 세계에서 보기에 SBF는 ‘크립토랜드(cryptoland)’의 시장님이었고, 그는 국회의원, 투자자, 암호 광신도를 설득해 일종의 신금융을 건설했다. 그는 의회와 규제 기관에게 자신의 암호화폐 거래 모델을 승인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FTX에서는 시스템이 포지션과 리스크에 대한 교차 검증을 진행하고, 알고리즘이 초단위로 반응함으로써 불량 거래가 나타나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그는 경쟁사의 행위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소수의 미숙하고 유해한 개인의 손에 통제권이 집중된 이런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뒤에서는 SBF 본인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있었다. 그는 알라메다가 FTX 거래 플랫폼의 일반 사용자일 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이 회사는 80억 달러의 자금을 들여 이 스타트업의 주식을 매입하고 다른 사용자가 얻을 수 없는 신용 거래를 했다. 그 중 대부분의 자금(대부분이 FTX 고객 소유의 자금이었다)이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모델’에서 ‘산소마스크를 쓴 중환자’가 되기까지 단 일주일 만에 FTX는 붕괴했다. 규제되지 않는 것의 위험성과 투자자들을 오랫동안 오도해온 문제가 다시 한번 암호화폐에 대한 의구심으로 돌아왔다.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자들은 수 천억 달러를 암호화폐 공간에 쏟아 부었고 많은 잘 나가는 금융 기관도 결국 참여했다.
FTX의 파산 이후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존 레이 3세(John Ray III)는 FTX의 상황이 엔론(Enron)의 회계 부정을 포함해 자신의 10년 경력에서 본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의 수 많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록이 없거나 불완전한 것으로 보이고, 제반 상황을 보면 관련 은행 계좌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케냐에 본사를 둔 송금 회사 CEO 엘리자베스 로시엘로(Elizabeth Rossiello)는 지난 주 파산 신청에서 FTX 관련 법인으로 지목돼 충격을 받았다. FTX는 2021년 재무 보고서에서 이 회사를 약 2억 2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시엘로는 쌍방간 어떤 합의나 출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그들의 독점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다”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존 레이 3세는 “시스템의 무결성 손상, 해외 규제 및 감독의 실패부터 소수의 미숙하고 미성숙하며 잠재적으로 유해한 개인의 손에 통제권이 집중된 것까지, 이런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파산 법정 문서에서 밝혔다.
FTX의 문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이처럼 실패한 회사가 운영한 결과로 나타난 위기에 대응하고 원래의 이미지를 복원하는 것은 백일몽일 뿐이다.
SBF는 고객 자금을 전용해놓고도 이를 부실한 자산 기록과 대량의 예기치 않은 고객 인출 때문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지난 11월 10일 트위터에 “미안하다. 내가 망쳤고 더 잘했어야 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