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행과 계좌 입출금 지장 여부 등 점검
2년 간 실험 거쳐 2026년에 발행 여부 최종 판단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은행이 디지털통화인 ‘디지털 엔(円)’을 발행하기 위한 관련 실증 실험을 민간은행과 실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지지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2023년 봄부터 대형은행 3곳을 비롯해 지방은행 등 민간은행과 협력해 실제로 ‘디지털 엔’이 도입됐을 경우, 은행 계좌 입출금과 같은 교환에 지장이 없는지 검증한다.
또 재해 등을 가정해 인터넷이 닿지 않는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가동되는지 확인한다. 일본은행은 2년 정도 실험을 진행한 뒤 2026년 발행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로 불린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지폐나 동전을 대체할 CBDC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
민간 전자화폐가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CBDC는 돈을 즉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신용카드 등은 이용자 결제부터 가게 입금까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는 반면, CBDC는 지불과 동시에 입금되며 외상매출금도 발생하지 않아 결제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은행 간 송금이 가능해져 지불 편의성이 높아진다.
디지털화폐를 쓸 수 있는 장소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업 등이 제공하는 전자결제는 가맹점이나 대중교통으로 사용이 한정된다. CBDC는 현금과 같은 편리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일본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행이 실제로 도입하면 지연됐던 ‘캐시리스(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결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보도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현시점에서는 CBDC 도입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실험 결과를 토대로 판단한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의 도입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법 개정과 시스템 정비에도 시간이 걸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올해 1월 CBDC 발행 여부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2026년까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일본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화폐의 발행이 결정되더라도 당분간은 지폐 발행을 계속해 CBDC와 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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