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발행 위한 ‘디지털 자산 발행법’ 의회에 제출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엘살바도르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FTX 붕괴 사태로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기반 채권 발행에 나선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디지털 자산 발행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화산 채권(Volcano Bonds)’을 발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채권은 인근 화산의 지열을 이용한 발전을 통해 비트코인 채굴을 지원하는 ‘비트코인 시티’ 건설에 5억 달러(약 6500억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산 채권’이라고 불린다. 나머지 5억 달러는 엘살바도르 정부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보유에 사용된다.
엘살바도르는 암호화폐가 오랜 경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2381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을 보여주는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최근 FTX 붕괴 사태 이후 엘살바도르의 투자 손실은 62.5%에 이른다.
채권 발행은 당초 올해 1분기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경제가 혼란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기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클지는 불투명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채권 발행 발표 당시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현재는 1만6000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차관 도입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엘살바도르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025년 만기가 돌아오는 엘살바도르 채권은 달러당 60센트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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