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42조원 기업가치, 일주일 만에 무너져
계열사 알라메다에 FTT 등 무리한 지원
대부업체, 연금 등 파산 여파 광범위
[서울=뉴시스] 최현호 이지영 기자 = 한때 세계 2~3위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혔던 FTX의 파산 신청으로 인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FTX와 거래했던 대출업체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연달아 파산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6일 외신과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른바 ‘FTX 사태’는 이달 초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보유 중인 FTT 토큰을 모두 팔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알라메다의 자산 대부분이 FTT 토큰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 이것이 ‘FTX가 FTT 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 등으로 번지며 재정 부실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FTX와 알라메다는 모두 미국 가상자산 업계 억만장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가 만든 회사다.
바이낸스 측의 이같은 발표 이후 FTX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거액의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기 시작했고, 결국 FTX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 파산 배경은
위험자산 직접 투자와 대출영업을 해 온 회사인 알라메다는 최근 지속적인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라메다는 최근 대출영업 과정에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업체인 보이저 캐피털에 코인을 빌려줬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보이저 캐피털이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지난 7월 파산한 여파다.
알라메다의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뱅크먼 프리드는 FTX 거래소 투자자들의 돈과 FTX 자체 발행 코인인 FTT를 알라메다에 대규모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된 자금도 없이 FTX 투자자들의 돈과 자체 발행 코인을 지원해 위험 요인을 키운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US가 알라메다의 재무제표를 입수, 알라메다의 자산 3분의 1이 FTT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유동성 위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자오창펑의 ‘FTT 매도’ 발언에 이어, 투자자들의 뱅크런까지 이어진 것이다.
FTX가 자금 인출을 동결하고, 바이낸스가 인수를 검토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했으나 바이낸스가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결국 FTX는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1월 기업가치 약 42조2000억원(320억 달러)의 평가를 받던 가상화폐 거래소가 약 일주일 만에 무너진 것이다.
출고일자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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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FTX 거래소 홈페이지 화면. (사진=FTX 홈페이지 캡처) 2022.11.16. *재판매 및 DB 금지 |
◆FTX 파산 후폭풍…대부업체, 연금 등 광범위
FTX의 파산 신청으로 인한 여파는 상당하다. 특히 FTX 관련 가상화폐 대부업체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지난 16일 가상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트레이딩은 “유동성을 초과한 비정상적인 인출 요청”으로 인해 신규 대출과 환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TX 사태로 인한 극심한 시장 혼란과 업계 신뢰 상실에 대한 대응”으로 조치가 이뤄졌다고 부연했다. 이 회사는 앞서 FTX에 1억7500만달러(약 2338억원)의 자금이 묶여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네시스트레이딩의 영향으로 주요 대출 파트너인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고객 자금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서는 FTX에 자금을 빌려줬던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블록파이는 고객 자금 인출을 중단하고 FTX와 알라메다에 “상당히 노출”이 있다고 밝혔다.
또 가상화폐 투자 헤지펀드 갈루아 캐피털도 FTX에 약 4천만∼5천만 달러(529억∼662억원)의 위험노출액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외에도 FTX로 인해 피해를 본 투자자는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미국 헤지펀드 등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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