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5대 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통보를 받으며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위믹스가 국내 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이자 거래량 90%가 국내서 거래된 ‘대표 토종 코인’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는 개별 종목에 대한 사안이라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인 시장에 대해 되돌아볼 것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국회에서 관련 법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니 해당 논의에 대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는 “위믹스는 DAXA에 의하여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해당 결정을 통보하며 밝힌 상장 폐지 사유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위메이드는 이 사유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가처분 신청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상장 폐지 결정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 토종 코인이 하루 만에 폭락을 기록한 만큼 국내 투자자의 막대한 피해 또한 예상된다. 위믹스는 상장 폐지 통보 직후 하루 만에 시가총액과 거래 가격 모두 70% 넘게 폭락했다.
◆대표 토종 코인 위믹스, 상폐 이유는?
위믹스의 상장 폐지 조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위믹스는 상장 폐지에 앞서 지난달 27일 ‘부정확한 유통량’을 이유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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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DAXA는 “회원사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하여 투자자들에 대해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확인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재단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믹스 측이 이후 소명 기간에 제출한 자료에도 유통량 관련 오류가 발생해 결국 상장 폐지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DAXA 측은 상장 폐지 통보 직후 “위믹스 측이 DAXA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한 유통량은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이며, 그 초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된다”며 “소명 기간 제출된 자료에도 유통량 관련 등 중요한 정보에 관하여 제출 이후 여러 차례 수정이 발생하는 등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이 가장 결정적인 사유였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5대 거래소 관계자 A씨는 “유통 계획 대비 초과한 유통량이 근본적 사유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사유는 미디엄과 DART 공시 등에 다른 내용을 공지하며 코인 및 주식 투자자 모두에게 혼란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보는 미디엄 공지와 주식 투자자가 보는 DART 공시에 각각 다른 정보가 제공된 점 자체가 심각한 투자자 기만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 B씨는 “상장 폐지의 첫 번째 사유는 유통량 위반이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가상자산 발행 주체가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꼬집었다.
상장 폐지 여부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공개한 점도 상장 폐지 사유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그간 ‘위믹스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해왔던 점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언급한 것 자체가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위메이드 미디어 간담회에서 “거래소 책무는 선량한 투자자 보호인 만큼 위믹스 상장 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거래소가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장 폐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장현국 대표 “상장 폐지 결정은 거래소 갑질”
출고일자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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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위메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위메이드는 이번 상장 폐지가 ‘거래소의 갑질’이라며 맹비난했다.
장 대표는 상장 폐지 직후 지난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믹스가 유통 계획을 제출한 곳은 국내 4대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뿐이다. 이번 사태는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본다”며 “상장 폐지에 대한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다. 위믹스가 어떤 기준을 맞추지 못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이런 일방적인 거래 지원 종료 통보는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업비트는 가상자산이라는 사회적인 재산을 다루는 회사다. 이런 갑질과 불공정한 행위는 사회적악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업비트 경영진 중 한명이 인스타그램에 먼저 유출된 상장 폐지 결정 소식을 올리며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게 전형적인 그들의 갑질임을 보여준다”며 “그들은 투자자 보호나 다른 이들의 고통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는 이번 상장 폐지 결정에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장 대표는 “우리는 거래소들의 불공정 행위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뿐 아니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바로 잡겠다”며 “업비트는 왜 다른 코인들의 유통 계획량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없었는지 그 기준에 대해 위믹스 투자자들은 업비트에 질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업비트는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사회적 기관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그 기준에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며 “본인들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믹스, 상폐 소식 직후 시총·가격 70% 넘게↓…투자자 보호는?
출고일자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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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위메이드가 발행한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가 지난 25일 오후 2시34분 현재 빗썸에서 9.24% 하락한 609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빗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위믹스가 대표 토종 코인으로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만큼 국내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상장 폐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시총과 가격이 70% 넘게 폭락하는 등 변동성에 미리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이어진다.
아울러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활용해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투자를 지원하는 등 연관된 국내 업체들이 적지 않아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관계자 A씨는 “위믹스와 연관된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많은 만큼 이번 사태가 연쇄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위믹스 상장 폐지는 오는 12월 8일 오후 3시로 예정됐다. 위믹스 투자자들은 위믹스를 거래하던 거래소에서 내년 1월 5일 오후 3시까지 출금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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