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김치코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혀온 ‘위믹스’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를 통보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코인 거래소로 구성된 한국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닥사)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지 약 한달 만의 결정입니다.
이로 인해 2000원대에서 거래됐던 위믹스 가격은 600~700원대로 폭락했고, 코인 발행사인 위메이드를 비롯해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회사는 물론 코인 홀더와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과 혼란이 발생한 것입니다.
위메이드는 닥사 결정이 비합리적이라며 불복했고 내달 8일 거래지원 종료 전에 거래소별로 가처분 신청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닥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했습니다.
닥사 간사를 맡고 있는 ‘업비트’에게 유통량 계획을 제출했지만, 합당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피드백도 없이 거래중단을 통보하는 슈퍼 갑질(?)을 했다며 장현국 대표는 여러번 울먹이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도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위믹스 상장폐지 공지 전에 올라온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사필귀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장현국 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일이 축하할 일이고, 자랑할 일인가. 그들은 투자자 보호나 다른 이들의 고통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일갈했죠.
장 대표의 폭로 이후 투자자들은 “거래 지원 종료 공지 전 내부정보 유출로 기사가 먼저 나오고, 오후 대량의 매도가 두차례 있었던 만큼 정보 유출 등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해달라”며 국민청원을 제기하며 거래소를 향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출고일자 2022. 11. 26
|
위믹스3.0 *재판매 및 DB 금지 |
게임업계에서는 당장 내달 8일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지원 종료가 됐을 때 위메이드가 정진했던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장현국 대표는 ”사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왜일까요?
우선 위메이드가 국내에서 선두주자로 나선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은 국내에서 만들었지만 게임산업법 규제로 인해 한국 출시가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표작 ‘미르4’를 비롯해 P2E 게임들은 모두 해외에서만 출시가 되고 있어요.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 게임들의 기축통화가 위믹스로 사용되고 있지만, P2E 게임은 글로벌 유저가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지원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위메이드측의 설명입니다. 해외 거래소에서는 이번 거래지원 종료 통보와 상관없이 위믹스 거래가 여전히 가능합니다.
그래서 장현국 대표가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 되는 타 게임사들의 P2E 게임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위믹스로 자사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게임에서 벌어들인 아이템을 위믹스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는 게임이 현재 21개에 달하는데, 주로 해외 사용자들이 즐기는 해외에서 즐기는 게임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거래소에서의 상장 폐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되는 게임을 연내 30~4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현재로선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울러 내달 미르M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위메이드플레이의 소셜카지노 게임도 일정대로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일정이 순탄하기만 할까요. 5대 거래소가 함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한 만큼 온보딩 확대 속도는 더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위믹스 생태계에 미치는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위믹스 온보딩 협력 계약 완료된 게임은 42건, 출시한 게임 21건으로 총 63개의 게임이 온보딩 계약 체결 또는 서비스 중입니다. 온보딩을 고려했던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지는 것이죠.
실제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온보딩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의 부담 때문에 플랫폼 확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위믹스 코인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온보딩된 블록체인 게임들의 트래픽과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장 대표는 “내달이면 게임 기축통화가 ‘위믹스 달러’로 바뀐다”며 “각각의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위믹스 달러는 현재 독자 메인넷 ‘위믹스 3.0’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축통화이자 실제 법정화폐인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1억 위믹스 달러를 발행하려면 위메이드가 실제 1억 달러를 담보금으로 마련하는 식이죠.
하지만 문제는 또 있습니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만 하는 것은 아니죠. 최근 출시한 ’위믹스 3.0‘을 기반으로 락업 스테이킹 서비스,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탈중앙화자율조직(DAO)과 NFT를 결합한 플랫폼 ’나일‘ 등 생태계를 넓혀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위믹스의 거래량이 대부분 국내 거래소에 몰려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P2E 게임 내에서 유틸리티 코인으로 사용되는 것보다는 투자용으로 들고 있는 국내 홀더들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사업의 축이 글로벌로 향해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위믹스가 상장된 해외 거래소는 쿠코인, 오케이엑스, 바이빗, 엘뱅크, 비트겟,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엠이엑스시 등에 불과합니다. 메이저 거래소에는 눈에 띄지 않네요. 이같은 시선을 의식하듯 위메이드는 현재 바이낸스, 코인 베이스 등 거래소 상장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장 대표는 ”글로벌 거래소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히며 해외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분명한 건 ‘위믹스’가 ‘김치 코인’이 아닌 ‘글로벌 코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시스템 본연의 경쟁력을 갖춰야 되는 것은 물론 투명한 운영과 절차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위기와 극복과정이 위메이드가 확고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세계적인 블록체인 생태계 주도기업으로 거듭나는 변곡점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