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선물 가격, 5개월 만에 온스당 22달러대
금선물도 지난 8월 이후 처음 1770달러대
달러 강세 완화·FTX 파산 사태로 반사이익
“경기 사이클 변곡점 안전자산 수요 늘어”
“실질금리 하향시 은 투자 성과 우수 전망”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근 달러 약세와 함께 안전자산인 금이 주목받으면서 덩달아 은과 구리도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잦아들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덱스(KODEX) 은선물(H)은 지난 25일 기준 4280원으로 이달 초 3815원보다 465원(12.19%) 뛰었다. 미국 상품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은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때 투자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KODEX 골드선물(H)도 1만1640원으로 이달 초 1만905원보다 735원(6.74%) 오르고 KODEX 구리선물(H)도 6580원으로 이달 초 6100원보다 480원(7.87%)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꺾인 데다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로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자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귀금속 가격은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밑도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양상이다.
은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온스당 22달러대로 올라섰다. 지난 14일 22.113달러로 지난 6월7일(22.178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선물도 이달 중순 177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17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16일(1779.4달러) 이후 3개월 만에 1770달러대가 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은 시세 추이는 금과 연동되는 편이다. 다만 경기 방향성 측면에서는 경기에 민감한 자산인 구리랑 상관관계가 높다. 금처럼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산업형 수요도 있어서다. 경기 둔화 구간에는 구리, 은, 금 순으로 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의 경우 경기가 둔화되는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구리보다 양호하지만 금보다는 훨씬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경기 회복 기대감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인 성과는 여전히 금에 못미친다 해도 회복되는 그림 정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모멘텀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경계가 필요한 구간으로 경기 사이클 변곡점에서 금의 안전자산 수요까지 기대 가능하다”며 “내년 상반기 경기 바닥 확인 과정에서 하방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제한적인 금리 인상 압박과 안전자산 수요는 금을 지지하는 요인이며 한층 더 진정될 달러화 역시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도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을 비롯한 산업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을 내년 원자재 최우선으로 제시한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달러지수의 동반 하락이 올해 한 해 동안 외면받은 산업금속 부문의 타이트한 실물 수급과 귀금속 부문의 안전자산 매력을 부각시킬 것이기 때문이며 실질금리 하향 안정화시 귀금속 부문은 금보다 은 투자 성과가 우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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