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 저소득층 실질임금 가장 많이 올랐지만
자금 너무 조이면 실업률 높아져 저소득층 피해 집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과도해지는데 따른 부작용으로 경기 침체 등 여러 위험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 경제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29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인플레이션이 저소득층에 특히 큰 부담을 안긴다는 주장이 맞는지를 점검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2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현재 3.00%~3.25%에서 3.75%~4.00%로 인상했다. 연준은 지난 6월 이래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올해 금리 인상은 6번째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미국에서 불평등이 심화돼 온 것은 최근 2년 사이의 일이 아니며 수십 년에 걸쳐 지속된 현상이다. 이 기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낮은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지금 저소득층이 물가상승으로 큰 피해를 보는 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지원금이 중단된 것이 큰 이유다. 자녀세금감면 중단이 대표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은 상위 소득계층보다 실제로는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2년 새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자. 물가상승과 노동력 부족이 겹쳤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임금 대폭 인상으로 이어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위원회 임금 상승 기록에 따르면 사분위 연간 시간급이 저임층에서 더 많이 올랐다. 물가상승률을 거의 따라잡은 수준이다. 그러나 고임층의 상승률은 그렇지 못하다.
노동경제학자 아린드라지트 두베가 계산한 10분위 시간급 변화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초기부터 추적했다. 하위 임금 40%의 노동자의 실질 임금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클리대 경제학자들이 운영하는 실시간 불평등 사이트는 실질요소소득의 변화를 추적한다. 고용율과 근로시간 변화에 따른 임금 변화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사업소득과 투자 소득도 포함되지만 전반적으로 앞의 두 가지 방식과 결론이 유사하다. 지난해 1월 이래 하위 50% 계층의 소득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상위 10%의 소득도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사업소득과 투자소득의 증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저임 노동자들이 비교적 물가상승에 더 잘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물가상승이 저소득층에 부담이 집중된다는 건 신화에 불과한 것일까? 물가 상승은 일반적으로 소비자 물가지수로 측정된다. 평균 서민 가계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다. 저소득층은 식품과 에너지 구입에 소득의 더 많은 비중을 지불한다. 또 최근의 물가상승은 식품과 에너지가 상승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저소득층이 다른 계층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덜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 정부 정책의 결과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식품 가격 상승 때문에 비난을 받아야 하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물가상승 억제노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저소득층을 위해 시중 자금을 줄인다고 말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자금을 조여 노동력 수요를 줄이고 실업이 늘어나면 저소득층에 피해가 집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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