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혁신금융 차원으로 예금 비교·추천 서비스 추진
자금시장 악화된 현 상황 고려해 한시적으로 도입 연기
예금 금리 경쟁으로 쏠림현상 가중될까 우려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연내 도입하기로 했던 ‘온라인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
예금 비교·추천 서비스가 금융회사의 금리 경쟁을 가속해 예금 쏠림 등 자금시장 경색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을 연내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에게 예·적금에 대한 정보를 간편하게 제공하고, 은행 금리를 경쟁시키기 위해서다.
예금상품 중개업은 알고리즘 분석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예금상품을 비교·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대출 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현행법상 등록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그간 출시되기 어려웠다.
현재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및 규제특례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관련 혁신 금융 서비스에는 핀테크, 빅테크, 금융사 등 9개 기업들이 지정된 상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예금상품 중개업 도입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로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예금 쏠림 현상이 더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5%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만큼 은행이 모든 시중자금을 예금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이 막혀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예금 쏠림 현상은 대출금리를 인상시키고, 나아가 제2금융권의 예금금리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악화하게 만든다.
금융당국은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 도입 시기를 내년 2분기 이후로 연기했다. 동시에 과도한 자금이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판매 비중 한도를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 기준으로 은행은 5% 이내, 저축은행·신협은 3% 이내로 제한했다.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변동성이 심한 만큼,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 예금 중개 서비스를 더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금융사들과 논의를 통해 본격적인 도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판매 비중 한도를 너무 완화하면 자금이 쏠릴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적으면 경쟁이 안 될 수 있어 여러 방면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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