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 알라메다에 고객 자금 예치…”그 이후는 모른다”
“너무 바빠 일어난 일 파악 못했다”…유용 의혹 일체 부인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가 천문학적인 단위의 고객 자금이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로 빠져나간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는 바하마 현지 거처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업 초기에 FTX가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라메다가 관리하는 은행 계좌에 고객 자금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예치된 금액이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가 넘었다고 덧붙였다.
뱅크먼-프리드는 “돈을 알라메다로 송금됐고,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나도 추측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WSJ는 그의 발언으로 살펴보면 고객 자금이 FTX와 알라메다의 재무제표에 중복으로 기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이 FTX의 책임자로서 너무 바빠 알라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원하면 알라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있었지만 내 머리 회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유력 외신들과 연이어 인터뷰를 진행한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의 사기를 저지르려는 의도로 고객의 자금을 유용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다만 WSJ는 인터뷰 당시에 뱅크먼-프리드가 고객의 동의 없는 마진 거래로 이용 약관을 위배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전했다.
FTX의 이용 약관에는 고객의 예치금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마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이는 고객의 동의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알라메다가 FTX로부터 빌린 자금의 출처가 마진 거래에서 나왔는데, 고객의 일부만 마진 거래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뱅크먼-프리드는 “이용 약관 위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모든 사용 약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약관 위반이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지만 나는 하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파파라치를 피해 스스로를 감금하고 있다고 말한 뱅크먼-프리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아파트를 거의 떠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들과 동료들도 지금은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가 어떻게 이러한 실수를 저질렀는지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이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면 비웃었을 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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