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코인 대표주자 ‘위믹스’, 지난 8일 오후 3시 상폐
#상장 폐지 통보 13일 만에 ‘퇴출’
#70% 빠졌다가 55% 폭등…상폐 확정 전까지 ‘급등락’ 반복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가상화폐)이자 대표 토종 코인으로 꼽혔던 ‘위믹스’가 13일 만에 국내 4대 원화거래소에서 사라졌다. 위믹스는 거래량 90%가 국내 거래소 비중이었던 만큼 ‘대마불사’로도 불렸지만, 자초한 ‘유통량 위반’에 결국 좌초했다.
특히 위믹스는 지난달 24일 상장 폐지 통보를 받은 후부터 재판부 가처분 기각 발표 날까지 ‘급등’과 ‘급락’을 번갈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김치코인 더 이상 안 한다”는 여론까지 형성되자 ‘김치코인 주의보’가 재차 확산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치코인 생태계가 보다 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치코인 대표주자 ‘위믹스’, 13일 만에 상장 폐지
위믹스는 김치코인 대표주자로 불릴 정도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다. 국내 상장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이자 거래량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왔던 만큼 국내 투자자들 역시 ‘메이저 코인’으로 꼽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랬던 위믹스가 지난달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로부터 상장 폐지 통보를 받으며 휘청이기 시작했다. 닥사가 당시 밝혔던 상장 폐지 사유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이후 두나무 측 변호인은 추가 사유로 ▲임직원 관련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해당 통보에 ‘거래소 갑질’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통해 상장 폐지 여부를 재판부 판단에 맡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7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고, 위믹스는 예정대로 지난 8일 오후 3시 상장 폐지 됐다.
재판부는 크게 ‘유통량 위반의 중대함’과 ‘잠재적 투자자 위험 사전 방지’ 등에 주목했다. 위메이드가 스스로 밝힌 유통량을 실제로 위반했으며, 해당 사실이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잠재적 투자자의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가상자산은 주식처럼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크게 의존해 가격이 결정될 수밖에 없어 유통량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정보”라며 “아무런 정보 제공 없이 우회적으로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를 제공하는 등 위믹스를 유통한 것은 유통량 계획 위반이자 위믹스 유동화 금지 약속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위믹스 보유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 등의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가처분 신청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70% 빠졌다가 55% 폭등…’롤러코스터’ 탄 위믹스
위믹스는 특히 이번 상장 폐지 사태를 겪으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2주간 투자자들의 기대와 공포가 뒤섞여 가격 역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우선 상장 폐지 통보 직후 종전 2200원대에 거래되던 위믹스는 70% 넘게 폭락하며 600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일주일간 6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2일 일부 위믹스 투자자들이 상장 폐지 철회를 요구하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55% 넘게 폭등, 110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위믹스는 1100원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일 오전까지 1500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당일 오후 5시 빗썸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안내’ 문자에 곧바로 30%가량 급락하며 900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 7일 오후 7시 50분께 가처분 기각이 발표되며 상장 폐지가 확정되자 위믹스는 전고점 대비 11분의 1토막 난 가격인 200원대까지 추락했다.
◆김치코인 주의보 ‘재확산’…전문가 “자정 능력 강화 계기”
대표 김치코인이었던 ‘위믹스’의 상장 폐지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치코인 주의보’가 다시 퍼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과 11월 각각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큰 타격을 준 가운데 이번에 ‘위믹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김치코인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김치코인 생태계를 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발행사뿐 아니라 거래소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달은 바가 많다는 점에서 생태계 주체 모두가 자정 능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로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실은 너무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 이후 발행사는 유통량을 투명하게 밝히려 하고, 거래소 역시 자발적으로 해당 과정을 점검함으로써 모두가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려는 모습”이라며 “이렇게만 된다면 이번 사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A씨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와 발행사들 모두 시장을 정화하려는 자정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준들이 좀 더 명확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더욱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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