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8시간 동안 USDC 출금 중단
출금 재개에도 유출 이어져
장병국 크립토퀀트 대표 “FTX급 리스크 아냐”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글로벌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1위인 바이낸스가 최근 주요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인출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총자산의 6%가량이 하루 새 유출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했다. 지난달 발생한 FTX 파산 사태의 여진이 남아있던 상황이라 국내 이용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바이낸스, 8시간 동안 USDC 출금 중단…재개에도 유출 이어져
1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13일(현지시간) USDC의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가 8시간 만에 재개했다. 이번 출금 중단은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생했다. 바이낸스 이용자들이 해당 소식에 USDC를 대거 인출했기 때문이다.
USDC는 가격 변동 최소화를 위해 미국 달러와 가치가 1대1로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준비금 또한 현금과 미 국채로 보유하고 있어 기존 가상자산보다 안정적인 가치를 보장한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예치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 대신 USDC로 바꿔 인출하기도 한다.
이번 USDC 대거 인출 역시 바이낸스 기소 가능성으로 불안감이 조성되자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에 예치한 가상자산을 USDC로 바꿔 인출하고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려다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3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 총 16억달러(2조원)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바이낸스가 이후 8시간 만에 출금을 재개했음에도 추가 유출까지 이어졌다. 이는 최근 FTX 사태 등으로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14일 오후 1시 23분 기준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는 약 38억달러(4조9115억원)가 유출됐다. 바이낸스가 보유한 총자산(약604억달러)의 6%가량이 유출된 것이다. 이 중 스테이블코인 유출량은 약 80%를 차지했다.
◆국내 이용자 실태는?…전문가 “FTX급 리스크는 아냐”
자오창펑 CEO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그는 출금 재개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상황이 안정된 것 같다. 어제 출금량은 역대 최대치도 아니었고, 상위 5위에 들지도 못했다”며 “루나, FTX 사태 때 출금이 더 많았다. 이제 다시 입금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한 입장 발표 외에도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하며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했다. 자오창펑 CEO는 전날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진행된 AMA에서 출금 중단 사태 이후 급증한 인출량으로 인해 퍼진 각종 논란들에 대해 해명했다.
국내 이용자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바이낸스를 통해 선물 및 현물 거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트레이더들은 웬만하면 바이낸스 계정을 갖고 있다”며 “국내에서 불가한 선물 거래를 위해서도 많이 이용하지만,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서도 바이낸스 현물 거래를 많이 하고 있다. 해외에서 핫한 가상자산들이 대부분 바이낸스에 상장돼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리스크가 확산한다면 국내 이용자에게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국내 이용자가 적었던 FTX의 피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바이낸스 사태가 FTX만큼 큰 리스크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장병국 크립토퀀트 공동 대표는 “이번 바이낸스 출금 중단 사태는 FTX 급은 전혀 아니다. FTX는 출금 중단 전까지 자금이 90% 빠지며 누가 봐도 위험한 상태였다”며 “바이낸스는 총보유량에서 6% 정도만 빠진 거고 이후 논란이 퍼진 것에 비해 현재도 많이 빠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다른 사건을 불러온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당장 나온 온체인 데이터상에서는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현재 6%가 유출되기에 앞서 보유량이 이미 20%가 증가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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