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난해 ‘앱 추적 투명성(ATT)’ 도입…광고차단 권한 부여
메타, 실적 ‘반토막’…안드로이드서도 광고 수익 위협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 가끔 웹서핑을 하다보면 섬뜩섬뜩 놀랄 때가 많다. 오전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동칫솔을 찾아본 뒤 페이스북 혹은 다른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영락없이 전솔칫솔 추천광고가 따라붙는다.
이용자 데이터를 추적해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이른바 ‘타깃광고’다. 필요로 하는 물품을 광고하니 언뜻 유용해 보이지만 정작 사용자는 볼 때마다 찜찜하다.
삼성전자는 16일 원UI 5 소프트웨어플랫폼 업데이트를 단행,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이 주력 수익원이던 ‘타깃광고’ 모델이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애플 아이폰에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폰에도 사용자가 타깃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원 UI(One UI) 5’ 최신 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갤럭시 기기의 프라이버시 보호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권한 설정 기능’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플랫폼마다 노출되는 맞춤 광고와 상품 추천 등 원치 않는 광고를 차단하는 기능이다. 가령, 새로 바뀐 ‘원 UI 5’에선 어떤 앱이 데이터 접근 허가를 받았는지 빠르게 확인하고 권한을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가 설정에서 ‘AD ID 삭제’ 기능을 선택하면 원하지 않은 광고나 무관한 추천을 숨길 수 있다.
쉽게 말해 이용자의 웹사이트 방문기록이나 설치앱 등 이용자 추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앞서 애플은 지난해 상반기 자사 iOS 운영체제를 업데이트(14.5버전)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도입했다. 이용자들이 맞춤형 광고의 허용·차단 여부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만약 맞춤형 광고를 차단하면 사용자 활동 추적이 모두 거부되고, 나아가 이메일·전화번호 등 기타 정보를 사용한 자체 추적까지 모두 금지된다. 앱 추적 투명성 허용을 강제하는 앱은 앱스토어 등록도 금지됐다.
애플의 이 정책으로 인해 그간 플랫폼 업계의 주 수익 모델이었던 타깃광고 사업모델이 타격을 받았다. 실제 모바일 시장 분석업체 플러리 애널리틱스의 글로벌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기능 도입 이후 이용기록 추적에 동의한 이용자들은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애플의 정책 시행 이후 플랫폼 업계의 대표 주자인 메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사 블로그와 언론 등을 통해 애플의 정책이 중소기업 등이 맞춤형 광고를 활용해 마케팅 예산을 효율화하는 것을 제한해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광고를 게시하며 직접적으로 애플을 공격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애플의 독점적 지위 남용행위”라고 비난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앱스토어의 독점 문제 등을 두고 애플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머스크를 두둔한 것을 두고도 앱 추적 투명성을 두고 벌어진 양사의 대립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기능 도입 이후 메타의 실적은 반토막이 났다. 메타는 올해 3분기 매출 277억1000만 달러, 순이익 4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52% 감소했다. 월가에서도 이같은 메타의 부진의 주 원인으로 타깃형 광고 부문에서의 타격을 꼽았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혹은 플랫폼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무조건 광고 거부가 아닌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제조업체의 입장이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의 앱 투명성 기능 도입 이후 메타를 비롯한 플랫폼 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미국, 유럽 정부도 애플의 정책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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