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3원 가량 하락하며 1280원대에서 마감 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초완화적 통화 정책을 수정하고 사실상 긴축으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2.9원) 보다 13.3원 급락한 128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6원 오른 1304.5원에 개장해 130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1300원대 흐름을 보였던 환율은 장중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조치 수정 발표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장중 1285.5원까지 하락하며 저점을 낮췄다.
엔화 강세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 3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3% 하락한 104.38선에서 등락중이다.
이날 정오께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발표를 내 놨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를 종전 ±0.25%에서 ±0.5% 범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10 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25%로 제한했던 것을 0.5%까지 확대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과 동일한 수준의 조치로 받아 들여졌다.
이로 인해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간 전거래일 대비 2.78% 급락한 133.07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 간 밤 발표된 미 주택시장지수가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금융시장 내 경기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12월 주택시장지수는 시장 예상치(34)를 큰 폭 하회한 31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주택시장 침체가 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모기지금리 상승, 자재비 증가 등에 의한 주택 수요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이어 부동산 부분의 지표부진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장 초반 달러 약세로 작용했다.
반면 독일 12월 IFO 기업환경지수는 예상치(87.4)를 상회한 88.6을 기록했다. 현행지수(93.2→94.4) 보다 기대지수(80.2→83.2)의 상승폭이 크다는 것은 앞으로의 유럽경제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내년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가 유입되며 위안화 강세로 작용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62.92포인트, 0.49% 내려간 3만2757.54로 폐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일보다 34.70포인트, 0.90% 떨어진 3817.66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159.38포인트, 1.49% 내린 1만546.03으로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2.35% 상승한 3.59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34% 오른 4.262%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점심 무렵 일본 BOJ 통화정책위원회가 기존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회하는 입장을 발표한 직후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며 “여기에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좀 더 두드러진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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