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위믹스와 함께 주요 김치코인(국내 가상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페이코인(PCI)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확보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날 계열사 다날핀테크가 발행한 페이코인은 연내 실명계좌를 확보해야만 운영 중인 가상자산(가상화폐) 결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21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페이코인이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협상 막바지에 있다는 보도에 대해 금융당국과 은행업계는 “끝까지 알 수 없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앞서 고팍스도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협상이 막판까지 진행됐다가 마감 당일날 엎어진 바 있어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A씨는 “고팍스는 당시 전북은행의 의사회 의결까지 마친 상태에서 실명계좌 발급 확인서 제출 마감날 무산됐다”며 “그것만 보더라도 페이코인과 전북은행의 협상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 특성상 상승 재료로 비칠 ‘실명계좌 발급’을 확언하는 보도는 투자자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어 당국 등에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 및 바이낸스 위기설 등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위기감을 고조시켰기 때문에 관련 보도는 특히 신중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A씨는 “당국과 은행 모두 확인서 제출 전까지 관련 내용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지 않아 보도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며 “아직 미확정 상태에서 관련 보도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것을 굉장히 지양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협상 보도가 나오자마자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페이코인 전북은행빔 가즈아’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가격 역시 반응했다.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20일 오전 7시 빗썸 기준 320원에 거래되던 페이코인은 보도 이후 2시간 30분 만에 6% 넘게 오르며 342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큰 변동 없이 이날 오후 12시까지 34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당국 또한 이번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북은행 계좌 발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사를 낸 의도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기한 내 실명계좌 발급이 가능한지는 은행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페이코인과 실명계좌 협상 진행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신중한 검토 중이라는 내용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초 페이코인에 올해 말까지 실명계좌를 받으라고 최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페이코인과 관련한 자금세탁 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자금세탁뿐 아니라 가상자산 결제서비스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페이코인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요구에 따라 지난 5월 ‘가상자산 거래업자’로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다. FIU가 페이코인의 사업 구조상 가상자산(페이코인)과 원화의 교환 과정이 포함돼 기존에 신고했던 ‘지갑업자’가 아닌 ‘거래업자’로 변경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 거래업자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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