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올해 암호화폐 시장은 역대급 사건으로 시작해서 또 다른 역대급 사건으로 끝났습니다. 블록체인 인프라 회사 a41은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을 정리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는데요. 그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중간 제목은 블록미디어가 붙였습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테라로 시작해서 FTX로 끝났다” 라고 요약해도 과언이 아닐 거 같은 2022년, 많은 사람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테라 블록체인과 FTX 거래소는 순식간에 몰락했고 이는 블록체인 시장 안팎으로 큰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에 부정적이었던 사람은 본인의 기존 관점을 더 강화하게 되었고, 블록체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조차 이 사태 이후로 블록체인 기술과 시장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을 이 두 가지 사건으로 요약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많다.
누군가 2022년에 블록체인 시장은 어땠느냐고 물었을 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을 이야기한다면 테라와 FTX 사태를 이야기하겠지만, 시장과 기술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은 중요했으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조명해야 한다. 이번 연말 리포트는 이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작업이었다.
우선 2022년도는 우리가 알고 있던 유명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해다.
# 주요 기업들, NFT 적극 활용
트위터가 1월에 NFT 프로필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 역시 NFT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하였고, 메타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은 직접적으로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도구까지 발표하는 등 수억 명의 유저들이 블록체인을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NFT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메타뿐만이 아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도 NFT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웹3.0 플랫폼인 ‘닷 스우시’ 출시를 예고하였다. 블록체인을 간접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다는 이야기다.
# JP모건, 디파이 테스트
NFT뿐만 아니라 디파이 분야에서도 이례적인 사례가 나왔다. 여태까지 수년간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에 부정적이었던 JP 모건이 폴리곤 블록체인에서 디파이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실질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테스트였지만 거대 증권사가 퍼블릭 블록체인을 직접적으로 이용하여 서비스를 테스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매우 큰 의미가 있고, 여태까지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에 대해 무시와 부정으로 대응했던 전통 금융권들의 기조 역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 국가 차원의 사용 사례…책임 의식이 필요한 시기
규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들은 존재했다. 올 3월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암호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이는 단순히 규제의 의미가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자산, 그리고 블록체인 산업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은 엘살바도르 다음으로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받아들이면서 또 다른 ‘국가 차원의 사용사례’를 만들어냈다. 앞으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이 비트코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금융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뉴스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소식들이지만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인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암호자산을 적극 활용한다는 뜻은 이제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좀 더 넓은 차원에서의 책임 의식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 이더리움 PoS 전환
기술적 측면은 어떨까? 비트코인과 함께 블록체인 시장을 대변하는 이더리움의 경우, 기존의 작업증명 네트워크(PoW)에서 지분증명 네트워크(PoS)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증명 방식을 바꾸는 것은 블록체인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더리움 진영이 예상한 시점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이더리움은 네트워크를 중단시키지 않고도 증명 방식을 전환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물론 증명 방식을 바꿨다고 해서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 여정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있을 수많은 변화에 앞서 가장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합의 알고리즘 개선과 실험
올해 메인넷을 런칭한 앱토스와 내년에 메인넷을 런칭할 예정인 수이(Sui)는 기존 BFT (Byzantine Fault Tolerance, 비잔틴 장애 허용) 합의 알고리즘을 개선하여 노드 간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극대화한 나왈 & 터스크(Narwhal & Tusk)와 불샤크(Bullshark) 합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물론 아직 앱토스의 경우엔 해당 기술을 바로 적용하기보다는 이미 한 차례 검증된 디엠 BFT를 먼저 채택하였지만, 나왈 & 터스크와 불샤크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앞으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기존 BFT 합의 알고리즘을 개선할지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결국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이긴 하지만 해당 소프트웨어가 유지되기 위해선 하드웨어 성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한정적인 하드웨어 성능을 가지고 극한의 성능을 끌어내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주목받고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 꺾이지 않는 혁신에 대한 믿음
이처럼, 2022년은 단순히 테라와 FTX로 요약하기엔 긍정적인 소식들도 많았던 한해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은 테라와 FTX였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은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을 사용하려 노력했던 많은 기업과 블록체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자 하는 시도들, 그리고 묵묵하게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사람들로 요약할 수 있다. 한 산업이 발전함에 있어서 크고 작은 실패들은 계속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2022년을 마무리해본다.
# a41의 연말 리포트, ‘2022 Recap, The collapse of two worlds’ 중 결론 부분 요약(보고서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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