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금융위원회가 신한투자증권 등이 제출한 증권형 토큰(STO)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로 지정한 것을 두고 “부동산 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트위터 사용자가 장문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샌드박스+부동산 조각투자+블록체인 STO’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신한투자증권,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공동으로 제출한 ‘블록체인 기반의 금전채권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해당 서비스는 부동산 조각투자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동산 담보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가 부실 채권을 코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 “부동산 대출채권 토큰화, 혁신적이지 않다”
‘프로페서 조’라는 필명을 쓰는 트위터 사용자는 자신이 NH투자증권 등에서 10년 동안 대체투자 업무를 했다면서 “신한투자증권 STO의 샌드박스 지정은 혁신적이지 않은 서비스를 혁신으로 포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첫째, 증권사(신한)와 자산운용사(이지스) 등 금융사들이 후속 조치가 안되는 대출을 토큰화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전가시키려 한다는 것.
국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는 부실 대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공사가 멈춘 사업장도 많다.
이같은 ‘폭탄’ 대출채권을 토큰화하려는 이유는 그나마 유동성이 나오는 곳이 토큰 시장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둘째, 부동산 대출채권 유동화 방법은 공모펀드, 사모펀드, 리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토큰화’를 선택한 것은 “암호호폐 시장은 원래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에 바탕했다는 것.
“또 암호화폐 시장 사고쳤네”라며 눈 돌리기가 좋고, 투자 수요도 풍부하기 때문에 신한투자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 등 금융사들에게는 최고의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관리와 위험 자산 덜어내기에 최적의 방법이라는 것. 신한투자증권이 문제가 될 부동산 대출을 토큰화해 개인, 기업 등 소매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전가해 NCR 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부동산 PF 다루지 않는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자신을 신한투자증권 현직자라고 밝힌 다른 트위터 사용자(everytreeisblue)는 장문의 댓글로 해당 주장을 반박했다. 이 사용자는 부동산 STO 담당 부서 직원은 아니며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출한 부동산 STO 플랫폼은 “PF를 아예 다루지 않는다”는 것.
이번에 샌드박스를 통과한 서비스는 부동산 대출채권의 기초자산 자체가 오피스, 빌딩 등 선순위채권만 다룬다는 반론이다.
부동산 PF 대출채권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이고, 신한투자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의 플랫폼은 다 지어진 부동산에 대한 수익증권을 다룬다는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채권을 보유하거나, 관련이 있는 곳은 기초자산에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조정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PF에 증권사가 참여하는 방식은 대출이 아니라, 매입 확약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증권사는 주선+채무보증을 통한 수수료만 챙긴다는 것. 증권사의 위험은 채무보증을 해준 대출채권을 경우에 따라 모두 매입해야하는데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부동산 PF 대출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를 STO 플랫폼에 넘기는 것도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주장이다.
# 이지스자산운용의 역할은?
쟁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부동산 대출 PF에서 증권사의 역할은 채무보증이지, 대출이 아님
2. 이미 지어진 빌딩의 수익증권을 토큰화하는 것임. 부동산 PF 대출채권 토큰화가 아님
3. 부동산 투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속도+저렴한 수수료+(일반인 대상) 조각투자를 목표로 함
문제는 해당 STO 플랫폼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역할이다. 이지스는 부동산 PF를 전문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돈을 넣은 PF, 조기에 유동화해야 할 부동산 투자 물건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의 부동산 대출도 STO 플랫폼에서 원천적으로 유동화할 수 없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지스의 부동산 대출을 유동화할 수 없다면 해당 STO 플랫폼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참여하는 이유가 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STO를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규모 부동산 투자를 리테일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샌드박스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유에도 명시 돼 있다.(쟁점 3번)
다시 말해 자산운용사 등이 보유한 부동산 대출채권, 수익증권을 조각 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고, 이렇게 회수한 자금으로 또 다른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다. 자금 회전 가속화와 투자금 조기 회수라는 메리트가 있다.
조각 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 수익을 잘게 잘라, 여러 사람들에게 나눈다는 뜻이다. 동시에 기초 자산인 부동산 투자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때 투자 위험을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전가한다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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