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채권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채 금리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긴축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최근 3.6%선으로 하락하며 지난 8월 수준으로 되돌려졌다. 지난 9월 4.5%선까지 올라가며 고공행진 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과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절 가능성 등을 반영하며, 올해 11월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채권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발표한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내년 연말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하고,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하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금리 결정기구인 FOMC 위원들이 교체되는 가운데 매파적 색채가 옅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2명의 FOMC 위원중 4명이 교체되는 데 이 가운데 3명은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다. 나머지 한명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로 중도파로 분류된다.
반면 새롭게 FOMC에 합류하는 위원들 중 1명은 비둘기파, 2명은 중도파, 1명은 강경 매파로 알려졌다. 매파색이 옅어질 경우 미 국채 금리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내년 국고채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금리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국고채 총발행 규모를 167조8000억원으로 결정했다, 국채 잔액을 결정하는 순 발행 규모는 올해 104조8000억원 보다 크게 줄어든 61조5000억원이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내년에는 통화 긴축이 점차 마무리되면서 올해보다는 국채 시장이 나아질 전망”이라면서도 “경기·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내년 1분기 국고채 발행 규모를 올해(53조3000억원) 보다 줄어든 42~48조원 수준으로 발행하고,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률은 6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재정 조기집행률이 올라갈수록 상반기 국고채 발행량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하반기 발행 물량 축소 기조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국채 발행 금액은 105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옅어지고 국내 기준금리도 3.5% 수준에서 종료되면서 국채 금리도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최종 기준금리를 5.0%로 상향 조정했지만 대표적 매파 성형의 연준 위원들이 내년 투표권을 상실하면서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가장 큰 우려 요인인 내외 금리차가 확대될 공산이 큼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한은의 시선도 다시 외부(연준)에서 내부(금융시장)으로 돌아온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종착지는 3.5%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되더라도 국채 금리가 큰 폭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올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내년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며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되더라도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는 한, 시장 금리의 유의미한 하락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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