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파산한 거래소 FTX에서 유출된 이메일에는 “샘 뱅크먼-프리드(SBF. Sam Bankman-Fried)가 다수의 전직 연방 규제기관 관리들을 고용함으로써 자신과 CFTC, SEC 고위층과의 관계 수립을 도모했다”고 나와 있다. – LA타임즈
암호화폐 거래소 FTX US는 작년에 규제를 충족하는 파생상품거래소 렛저X(LedgerX)를 인수했다. 렛저X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 라이선스 3건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FTX는 렛저X를 인수함으로써 CFTC의 승인 절차는 필요했지만 단숨에 미국 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 자격을 얻었다.
나아가 FTX는 올해 4월 미국의 규제받는 증권거래소 IEX그룹과 10%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옵션으로 향후 2년 반 이내에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그리고 지난 9월 CFTC 위원 질 서머스(Jill Sommers)는 FTX가 인수한 렛저X 이사회에 합류했다. FTX와 규제 당국의 모호한 관계를 의심하도록 만드는 정황들이다.
LA타임즈는 26일(현지시간) “최근 유출된 이메일에는 전 FTX CEO SBF가 CFTC 관리들과의 관계를 수립하는 데 도움 받기 위해 연방규제기관의 위원 여러 명을 채용했으며, CFTC가 주도하는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를 달성하길 원했다”며 CFTC 출신 FTX 임원들이 규제당국 고위층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 내용을 정리하면 세 명의 FTX 경영진이 규제 기관과 직간접적인 관계에 있다.
우선 FTX 법률 고문 라이언 밀러(Ryne Miller)는 전 CFTC 의장이자 현 SEC 의장인 개리 겐슬러(Gary Gensler)의 법률 고문을 역임했다.
둘째, FTX의 전 규제 전략 책임자이자 현재 FTX 자회사 렛저X 이사인 마크 웻젠(Mark Wetjen)은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CFTC 위원이자 의장 대행으로 지명 받았다.
셋째, FTX US 파생상품위원회 임원 질 서머스(Jill Sommers)는 전 CFTC 위원이다.
# 라이언 밀러는 SBF를 SEC 위원과의 만찬에 초대했다
그 중 라이언 밀러는 SBF가 2021년 10월 워싱턴의 고급 인도 레스토랑 ‘라시카 웨스트앤드(Rasika West End)’에서 SEC 위원인 댄 버커비츠(Dan Berkovitz)와 만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렛저X의 CEO 잭 덱스터, 이사 마크 웻젠, 디지털 자산시장 협회(ADAM) 회장 미셸 본드(Michelle Bond)도 초청받았지만 그들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라이언 밀러가 댄 버코비츠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지난번 그곳(Rasika West End)에 같이 갔던 게 2013년에 열린 당신과 게리의 CFTC 환송 만찬인 걸로 기억한다”고 쓰여 있다.
SEC는 SBF나 FTX에 대해 버코비츠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논평을 거부했지만 지난 주 댄 버코비츠는 2023년 1월 31일 SEC에서 공식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밀러는 또한 CFTC 커미셔너 댄 스텀프를 SBF와의 만찬에 초대하거나 2021년 11월 시카고에 있는 FTX 사무실을 방문하도록 초대한 적도 있다.
# 마크 웻젠은 현 CFTC 의장에게 렛저X를 위한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2021년 8월 26일 마크 웻젠은 현 CFTC 의장이 로스틴 버넴(Rostin Behnam)과 그의 비서실장인 데이비드 길러스(David Gillers)에게 렛저X에 대한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웻젠은 버넴에게 보낸 이메일에 “긴급한 렛저X 문제에 대해 논의할 시간을 갖기 위해 연락 드렸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간단히 논의하고 싶은데 요청을 수용해주시겠습니까? 고려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웻젠, 렛저X CEO 덱스터 등은 실제 이메일을 보낸 지 불과 몇 시간 뒤 버넴을 만났다.
버넴은 지난 12월 1일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인정하면서 “FTX의 정산회사(Clearing House 파생상품 결제 및 정산 담당) 설립 신청에 대한 CFTC의 입장을 논의하기 위해 SBF와 여러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개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요청에 따라 CFTC 사무실에서 10번 만났으며 모두 클리어링 하우스 설립 신청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신청 건에 대해 매우 강한 감정이 있었다. 나는 CFTC 의장으로서 FTX, SBF와 직접 만나야 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BF가 그토록 바랐던 FTX의 정산회사 신청은 승인되지 않았다.
금융 규제를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 베터 마켓(Better Markets)의 회장인 데니스 켈러허(Dennis Kelleher)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몇 건의 이메일은 CFTC가 기본적으로 FTX가 회의를 원할 때마다 응해줄 것이라는 개방 정책을 보여준다”면서 “분명히 FTX가 전직 CFTC 위원을 채용한 목적은 CFTC에 접근해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었고, FTX는 거래 구조와 운영 방식을 변경하기 위해 그동안 보류 중이었던 문제에 대한 급진적인 제안을 했다”며 규제기관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편 SBF는 바하마에서 뉴욕으로 송환된 뒤 지난 22일(현지시간) 2억 5천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났고 부모의 고향인 캘리포니아로 이동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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