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위믹스 상장 폐지가 몰고 온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 운영과 규제에 있어 중요한 사례가 될 텐데요. 이 사건을 담당한 법률가들의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업비트, 코인원, 코빗 거래소를 대리해 위믹스 상폐 가처분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광장의 강현구 변호사가 기고를 보내왔습니다.
블록미디어는 위메이드 측에도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요청했습니다. 관련 기고를 보내올 경우 위메이드 측 논리도 동등한 분량으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블록미디어 법무법인 광장 강현구 변호사] 2022년 12월 7일 서울중앙지법원 민사 제50합의부는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의 발행사 위믹스 피티이 엘티디(Wemix Pte. Ltd)(이하 “채권자”)가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산하 4개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 빗썸, 코빗, 코인원’을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코인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위 사건에서 채권자 측은 4개 가상자산 거래소가 위믹스 코인에 대하여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한 것은 ‘(i)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없음에도 임의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며, (ii) DAXA가 거래지원을 종료한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로서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등의 주장을 전개했다.
법원은 6가지 기준에 기반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였고, 채권자는 2022년 12월 13일 즉시 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하여 현재 항고심 계속 중이다. 아직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법원 1심 기각 결정과 관련하여 어떠한 법적 의미가 있는지는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법원 가처분 신청 기각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법원 기각 결정의 주요 내용
가. 거래지원 종료 결정의 적법성 판단 기준
법원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비록 거래소를 개설, 운영하는 ‘사적 경제주체’에 해당하나, ‘가상자산의 공정한 가격 형성과 그 매매, 그 밖에 거래의 투명성, 안정성 및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공익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1. 각 거래소는 규정과 공지에 따라 ‘프로젝트 상황 변화, 기술 및 기술지원 변동상황, 거래수준(유동성)’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여 투자자 보호책임을 다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2.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과 같은 법 시행령에서 가상자산사업자에게도 소정의 신고의무와 불법적인 금융거래에 관한 보고의무를 규정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의 관리에 관하여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3. 금융정보분석원 고시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과 금융정보분석원이 공표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등에서도 금융회사를 매개로 가상자산사업자의 금융거래량, 거래금액 및 자금세탁 등 위험성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고 있다
4.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 염결성 등을 지켜 투자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거래소들에게 그 스스로 ‘가상자산 발행사에 대한 거래지원을 유지할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상당한 재량을 부여할 정책적인 필요성이 있다
위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거래지원 유지 여부에 대한 가상자산거래소의 판단은 그것이 자의적이라거나 부정한 동기, 목적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존중될 필요가 있다”는 심사기준을 밝혔다.
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인지 여부
채권자 측은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1. 가상자산의 경우 주식의 내재가치에 대응하는 개념을 상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이에 수요 및 공급의 원칙에 크게 의존하여 가격이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통량’은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매우 중요한 정보
2. 이에 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거래소로서는 가상자산 발행인이 제출하는 유통량에 관한 정보 등을 토대로 가상자산의 유통량에 대한 점검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해당 가상자산 발행인에게 그 소명을 요청하는 한편, 적시에 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큼
3. 그런데 채권자가 위믹스파이의 서비스 유동성 공급을 위하여 예치한 위믹스 코인 중 일부가 실제 유동성 공급에 사용된 물량과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제출로 제공한 물량 합계 위믹스 코인 37,390,918개(시가 약 934억 원 상당)는 계획된 위믹스 코인 유통량의 중대한 위반이므로,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이를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한 것은 정당함
다. DAXA를 통한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인지 여부
채권자 측은 가상자산거래소들이 DAXA를 통해 거래지원을 종료한 것은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로서 불공정행위이므로 무효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채권자 측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1. 현재 가상자산의 규제에 관해서는 입법적 공백이 존재하고, 이에 사실상의 관리 및 감독 기능을 가상자산거래소가 담당하고 있다
2. 가상자산거래소 사이에 그 기준과 체계가 달라서 동일한 가상자산이라도 거래지원 종료 시점이나 입출금 차단 시점이 거래소마다 다른 경우가 있고, 이를 이용하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들로 인하여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해왔다
3. 2022. 5.경 테라USD(UST)와 루나(LUNA) 사태가 발생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됨
4. 이에 가상자산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가상자산업 법령이 제정되기 이전에 입법적 공백상태에서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DAXA라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함
5. 그런데 DAXA는 현재까지 아직 내부규정이나 역할 등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로서, 내부회의를 통해 특정 가상자산에 대하여 거래지원을 종결할지 여부에 관한 논의를 하는 협의체에 불과할 뿐, DAXA의 회원사가 그 결정에 기속되거나 DAXA가 그 결정을 회원사들에게 강제할 아무런 권한이나 방법이 없음
6. 이 사건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DAXA의 회원사들이 위믹스 코인의 유통량 위반에 문제가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여 공동으로 채권자와 사이에 소명회의 및 소명절차를 거쳤을 뿐, 실제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DAXA의 회원사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절차에 따라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하였으므로, 부당한 공동행위 또는 담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 ‘위믹스 거래지원종료결정 효력정지가처분 사건의 법적 의미 2 – 법무법인 광장 강현구 변호사’ 에서 이어집니다.
#법무법인 광장 강현구 파트너 변호사/디지털금융팀 공동팀장
강현구 변호사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금융감독원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법무법인(유) 광장에 합류한 이래 금융규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금융규제전문 변호사로서 탁월한 업무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디지털금융 자문업무를 비롯하여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등을 포함한 금융규제 전반, 금융기관, 자본시장, 회계 및 외국환 제재, 금융기관 M&A 및 인허가, 기타 전자금융거래법 등 금융법률 자문’ 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고, 올해까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광장은 1977년 설립된 대표적인 국내 로펌이다. 40개 이상의 전문팀을 운용해, 매 주제에 적합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현구 변호사는 광장 디지털금융팀 공동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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