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은행 3분의 2, 가볍거나 온화한 침체 전망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의 대부분은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TD증권, UBS 등 23개 대형은행 소속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3분의 2 이상인 16개사가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2개사는 올해가 아닌 내년에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는 미국과 유로존 모두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의 대다수는 올해 미국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경기 침체를 겪어도 가볍거나 온화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또한 대부분은 연준이 1분기에 금리를 인상하고 2분기에 유지한 뒤 3분기나 4분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하반기에는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전체적인 수익률은 중간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2023년 말 평균 전망치는 현재 보다 5% 높을 것으로 봤다. 바클레이스와 소시에테제네랄을 포함한 일부 대형은행들은 S&P 500 지수가 현재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2조3000억달러(약 2926조원)까지 부풀었던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1조2000억달러(약 1526조원)로 감소해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기준 강화하는 것도 미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10월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렛 라이언 도이체방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초과 저축이 바닥나기 시작하고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급격하게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를 불러온 것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대형은행들은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해 7차례 인상을 통해 금리를 0~0.25%에서 4.25~4.50%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3.7%에서 올해 5%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업률 5%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수백만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의미라고 WSJ는 전했다.
올해와 내년 경기 침체를 피할 것이라 전망한 곳은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HSBC홀딩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5개사에 불과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제러미 슈워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몇몇 지표가 경기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현재 환경에서 경기 침체 위험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5개사도 올해 미국 경제가 더 느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5개사들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평균 0.5%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2012~2021년까지 미국 평균 경제 성장률인 2.1%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가장 낙관적인 골드만삭스도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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