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매파 성향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사록 공개에도 원·달러 환율이 127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6분 현재 전 거래일(1271.7원) 보다 1.9원 오른 1273.6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0.7원 내린 1271.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하락폭을 모두 되돌리며 상승 전환한 후 1274.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는 엔화 급락에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 따른 유로화 강세에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7% 하락한 104.030에 마감했다.
엔화는 미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지속 우려에 1% 이상 급락했다. 유로화는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한 예상보다 낮은 난방수요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승했다.
전날 반도체 세액공제와 중국 보조금 지급 중단 논의 소식이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어 원화 강세 재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수입 업체들의 저가 매수 수요와 엔화 약세 전환은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간 밤 발표된 미 연준의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목했다.
미 연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 바 있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며 “몇몇 위원들은 역사적으로 성급한 완화정책의 위험을 경고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혀 연준의 피봇(정책선회)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임을 강조했다.
의사록이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기는 하지만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탓에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오진 않았다.
의사록 발표에 앞서 매파 성향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온라인 기고문을 통해 “연준은 향후 몇 달 동안 금리를 5.4% 수준까지 올린 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의 금리가 4.25~4.5%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1.0%포인트를 더 올린 후 물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달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공개한 올해 최종금리 전망치(5.1%) 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11월 구인건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가 4일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 구인건수는 1045만8000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기록한 1051만2000 건보다 5만 건 줄어든 것이지만 시장 전망치인 1005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33.40 포인트, 0.40% 올라간 3만3269.77로 폐장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일보다 28.83 포인트, 0.75% 상승한 3852.9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71.88 포인트, 0.69% 오른 1만458.76으로 장을 닫았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1.55% 하락한 3.69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38% 내린 4.363%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국내증시 외국인 투심 회복, 중국 리오프닝 기대에 1270원 지지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밤사이 매파적 FOMC 의사록이 확인 됐음에도 뉴욕증시가 2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위험선호 분위기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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