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한재혁 기자 =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전날 보다 소폭 오른 1240원 대 후반에서 마감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44.7원)보다 1.5원 오른 124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2원 내린 1241.5원에 개장해 1239.6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개장 직후 ‘북한 영변 핵시설이 붕괴했다’는 가짜뉴스가 전파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장중 1250.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국방부가 해당 정보가 사실이 아님을 공지하자,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5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보다 0.06% 내린 102.92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파월 의장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안정이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며 대중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는데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인 정치적 통제가 없다면 연준은 단기적인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올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중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는 섣부르고, 아직 인플레이션 수준이 연준의 목표(2%)를 크게 상회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CPI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하며 약달러 베팅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미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상승해 전달(7.1%) 보다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올 경우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기대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WB)도 2023년 세계경제(GDP) 성장률을 지난해 6월 3%에서 1.7%로 큰 폭 하향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침체에 이은 세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2.2%에서 0.5%로 1.9%포인트 낮췄다. 세계은행은 연례보고서에서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성장 둔화로 경제 침체 위기가 근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2.96포인트(0.56%) 상승한 3만3704.1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16포인트(0.7%) 상승한 3919.25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6.98포인트(1.01%) 상승한 1만742.63로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른 매파적 경기 가능성이 반영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으나 통화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제한적인 상승에 그쳤다”며 “이후 오후에는 미국 12월 CPI가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낼 것이란 분위기가 유입되면서 되돌림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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